"그때 기억이 수시로 떠올라요. 제겐 정말 좋은 기억이죠."
[설 기획] 올림픽 스켈레톤 金 1년...'썰매 아이언맨' 인터뷰
지난해 설날은 2월 16일이었다. 당시 온 국민은 설 아침을 보내면서 한 선수의 '금빛 질주'에 환호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한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사나이, '아이언맨' 윤성빈(25·강원도청)이었다. 썰매를 탄 지 불과 6년 만에 천부적인 재능과 피나는 노력으로 일군 올림픽 금메달. 압도적인 기량으로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금메달을 딴 윤성빈에 국민들은 큰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그리고 1년. 윤성빈은 올림픽 후 첫 설을 맞았다. 여전히 그는 세계 최고다. 지난달 25일 스켈레톤 6차 월드컵에서 시즌 첫 정상에 오른 윤성빈은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를 따돌리고 세계 1위로 다시 올라섰다. 시즌 내내 월드컵 3위권 성적을 이어가던 윤성빈은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마침내 1위로 다시 우뚝 섰다.
6차 월드컵을 마치고 잠시 귀국한 윤성빈을 지난 1일 만났다. 그는 올 시즌을 중간 평가하면서 "예상보다 조금 늦게 월드컵 금메달이 나왔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 시즌 같다. 시즌 처음 시작했을 때가 80%였다면 중후반기 지나면서 100% 상태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비교적 만족해했다.
윤성빈은 지난해 설 당일 땄던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 "평소에 가끔 다른 생각하다가 수시로 그때가 떠올려진다"며 생생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설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겐 시합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레이스에 나섰을 땐 설이라는 걸 잠시 잊었다. 1~3차 레이스를 잘 치렀지만 '만에 하나'라는 걸 배제할 순 없었던 만큼 그걸 감안하고 시합에 임했다. 실수를 하더라도 1등을 하고 있을 정도의 격차를 만들어놓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좋은 결곽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그 순간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내 인생 최고의 설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윤성빈은 금메달을 따고, 국민들에게 세배 인사를 했다. 올해도 그는 국민들을 향해 "작년과 같이 새해에도 하시는 일들, 모든 일들 잘 되시길 간절히 바라겠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고 중앙일보를 통해 새해 인사를 전했다. 올림픽 후 첫 설 연휴지만 윤성빈에겐 올해도 설 연휴가 없다. 남은 국제 대회 일정 때문에 4일 출국했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16~17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릴 7차 월드컵을 준비한다. 윤성빈은 "남은 월드컵을 잘 치르고 다음달 열릴 세계선수권 정상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