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태풍 때 뮤지컬 보면 안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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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태풍이 올 때 뮤지컬을 보면 안 됩니까. "

자타가 공인하는 '튀는 공무원'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해 온 최낙정(崔洛正)해양수산부 장관이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연극 관람 파문'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崔장관은 26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신임 관리자과정의 예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통해 "왜 우리는 대통령이 태풍 때 뮤지컬을 보면 안 되는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가"라며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하와이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태풍으로 난리가 났었다"며 "당시 주지사가 대통령을 모시고 골프장으로 안내했지만 다음날 지역신문에서는 긍정적인 기사가 실렸다"고 소개했다.

崔장관은 "만일 우리나라 신문이었다면 '이런 난리통에 대통령이 주지사와 골프를 치다니 개판'이라고 비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정관념을 깨니 화제가 되는 것"이라며 "장관이 영어학원에 다니거나 직접 커피를 타서 마시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된다면 자신의 고정관념이 이상한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건 장관이건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맞붙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월급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윗사람에 대한 충성보다 국민에게 잘 보이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崔장관은 盧대통령에 대해 "해양부에서 수개월간 같이 일한 사람으로서 그렇게 훌륭한 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불안하게 보기 때문에 불안한 것으로 비칠 뿐"이라고 덧붙였다.

'튀는 공무원, 설치는 공무원'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의에는 행정.기술고시 합격생 3백여명이 참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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