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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위진압 경온대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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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경=박병석 특파원】계엄선포 4일째를 맞고 있는 북경에서는 학생·시민들이 계엄군의 진입을 계속 저지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군 원로들이 군 투입에 반대하고 나선 데 이어 전인대(국회) 상무위·중앙고문위·중앙기율심사위 등의 원로 수백명이 무력에 의한 시위진압에 반대하고 나섰다.
한편 북경의 한 외교관은 중국 고위소식통을 인용,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던「자오쯔양」 (조자양)총 서기가 이날 중남해의 집무실로 복귀했다고 전해「리펑」(이붕)수상과의 권력투정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편 22일에는「양더즈」(양득지)전 참모총장,「장아이핑」(장애평)전 국방부장 등 7명의 군 원로장성은 이날 하오『군은 절대 국민을 진압할 수 없으며, 현재 정세 하에서는 군대는 시내에 진입할 시기가 아니다』는 전단을 시내중심부에 살포했으며 1백명 이상의 고위장교들이 계엄령에 반대하는 성명에 서명한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북경에 체재중인 전인대상무위 부위원장들은 22일 연석회의를 개최, 이번 학생운동은 타당한 것이며 북경에의 계엄령(군관)실시를 절대 반대키로 결의하고 이 같은 내용을 해외여행중인「완리」(만리)전인대 위원장(국회의장)에게 밝히는 동시에『긴급 귀국해 전인대를 개최』토록 요청했다.
19명의 부위원장 중 왕한빈을 제외한 부위원장 전체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 중앙고문 위원회·당 중앙기율 위원회 및 군 원로 수백명이 무력에 의한 학생운동진압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당 중앙에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50여명의 전인대 상무위원들은 계엄선포의 합법성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회의를 소집키로 하고 이에 필요한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붕 수상은 사태수습을 외해 전 시민의 협조를 호소했으나 시민들은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국민의 군대」가 국민을 탄압하는 유혈사태를 방지키 위해 계엄군을 설득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이 수상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북경 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천안문 광장의 학생수는 일부 지방학생들의 지방복귀 등으로 30만 명에서 2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나 23일 새벽까지 북경시내 곳곳에서 수많은 학생·시민들이『이붕 타도』등을 외치며 철야농성을 계속했다.
또한 23일 오후 1시쯤 북경시 중심부에서 서남쪽으로 20km떨어진 풍태에서 계엄군과 학생시민이 충돌해 80여명의 학생들이 피를 흘리는 상처를 입었으며 시·중심에서 6km 떨어진 곳에서도 심야충돌이 있었으나 계엄군은 여전히 북경진입을 못한 채 시 외곽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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