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와의 결전을 앞둔 한국 캠프에는 여유가 넘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21일 선수들과 어울려 족구를 하며 헤딩으로 공을 받아 넘기고 한번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을 모아 팀워크를 다졌다 (사진 위). 족구 경기 중 실수를 한 이영표를 장난스럽게 밀치는 송종국의 표정도 해맑다(가운데). 이영목 일간스포츠 기자, [레버쿠젠=연합뉴스]
훈련이 끝난 뒤 '8인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군 미필자인 김진규.김용대.김영광.김동진.김두현.이호.백지훈.박주영이었다. 이들은 스위스전 필승을 기원하며 손을 모은 뒤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스위스전은 한국 축구뿐 아니라 군 미필자인 이들 8명의 운명도 함께 결정짓는 한판이다. 스위스를 꺾고 16강에 오르면 이들은 4주 군사훈련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게 된다. 스위스에 져 예선 탈락하면 현역(상무) 입대해야 한다.
이들 중 토고나 프랑스전에서 뛴 선수는 김동진과 김진규.이호뿐이다. 나머지 5명은 1분도 뛰지 못했다. 스위스전도 박주영을 제외하면 출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기 위해 나설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동료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다시 모인 것이다.
독일에 와 있는 가족들도 기도하는 심정이다. 이들은 "경기에 뛰지 못해도 좋다. 아직 젊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16강에는 꼭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들의 절박한 마음을 안다. 그는 코칭스태프를 데리고 8명의 선수에게로 가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8명 속에는 월드컵이 끝난 뒤 그가 러시아 제니트 팀으로 데려가려는 이호.김동진도 포함돼 있다.
레버쿠젠=정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