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5장' 운명 쥔 코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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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의 경기가 끝난 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서포터. [함부르크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 팀의 잇따른 졸전이 월드컵 출전 쿼터의 축소로 이어질까.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제외한 일본.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 아시아 대표들의 성적이 나쁘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월드컵 쿼터 걱정을 하고 있다.

모하메드 빈 하맘 AFC 회장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아시아 팀들이 독일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국제축구연맹(FIFA)에 티켓 추가 배정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4강)과 일본(16강)이 거둔 성적에 고무된 상황이었다.

실제로 FIFA는 2002년 성적을 반영해 독일 월드컵 대륙별 쿼터를 조정했다. 전 대회 우승국 자동출전권을 없애고, 유럽 출전 쿼터를 1, 0.5장 줄이면서 아시아와 북중미는 각각 0.5장 늘렸다. 북중미는 미국(8강)과 멕시코(16강)의 선전 덕분이었다.

그러나 20일(한국시간)까지 팀당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르고 난 아시아 팀의 성적은 1승3무4패다. 한국이 토고를 상대로 거둔 1승이 유일한 승리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는 1무1패로 벼랑 끝에 몰렸고, 이란은 2패로 탈락했다. AFC로서는 한국의 선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AFC가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은 아프리카 대륙의 동반 부진과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에서 AFC로 옮겨온 호주의 선전이다.

1990년 이후 검은 돌풍 덕분에 아프리카는 5장의 출전권을 그대로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5개팀이 20일까지 거둔 성적은 1승2무7패다. 가나의 1승이 유일한 승리다. 토고.코트디부아르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차기 개최국 남아공의 자동출전권을 포함해 6장의 출전권은 아프리카 팀의 성적에 비해 과하다는 여론을 불러올 수 있다.

차기 월드컵부터 아시아 팀 자격으로 지역예선을 치르는 호주의 선전도 고무적이다. 호주는 그간 오세아니아에 배정된 0.5장의 출전권을 독차지해 왔다. 한국과 호주가 나란히 16강에 오를 경우 AFC는 2개국이 16강에 진출한 점을 부각할 수 있다.

2010년 월드컵의 출전 쿼터는 내년 FIFA 총회에서 결정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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