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말레이시아···한국의 쓰레기 1만t이 산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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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젠자롬 지역에서 발견된 한국발 쓰레기 산 [SBS뉴스 화면 캡처]

말레이시아 젠자롬 지역에서 발견된 한국발 쓰레기 산 [SBS뉴스 화면 캡처]

필리핀에 이어 말레이시아에도 한국발 쓰레기들이 산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SBS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젠자롬 지역의 한 마을에 한국에서 수출한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팜오일 군락지로 유명한 이곳은 팜트리 숲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숲 안쪽에는 1만 톤이 넘는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이 쓰레기 가운데서 한글이 적혀 있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쓰레기들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유럽 등에서 건너온 것들로, 재활용이 불가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쓰레기들은 오랜 시간 방치된 듯 쉽게 부서졌고, 주변에 고이는 물웅덩이가 생겨 악취가 났다고 SBS는 전했다.

현지인들은 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불편을 견디다 못해 불법으로 쓰레기를 태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쓰레기장 곳곳에는 검게 그을린 쓰레기들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현장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현지인들이 쓰레기를 수출한 나라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 쌓인 해외산 플라스틱 쓰레기 [로이터=뉴스1]

말레이시아에 쌓인 해외산 플라스틱 쓰레기 [로이터=뉴스1]

이처럼 최근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해외발 쓰레기 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연간 700만t의 쓰레기를 수입하던 중국이 지난해 1월부터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자제품 폐기물 대부분의 수입을 금지하자 쓰레기 수입 규제가 느슨한 동남아 주변국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는 한국에서 건너간 쓰레기들 양도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필리핀에 6300t가량의 한국발 쓰레기가 필리핀 만다나오섬에 방치돼 문제가 일었다. 환경부는 필리핀 정부와 협의해 해당 쓰레기들을 다시 가져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앞으로 3년 간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나섰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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