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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절벽 기업 10곳 중 4곳 “올해 채용계획 없거나 못정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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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올해 채용 시장은 지난해 보다 얼어붙을 전망이다. 정부에서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면서 일부 대기업이 동참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은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인해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17일 기업 628개 사를 대상으로 ‘2019년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정규직 신입이나 경력을 채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지난해 신입이나 경력을 뽑은 기업보다 감소했다.

이 설문에서 올해 신입 채용을 계획하는 기업은 59.6%로 지난해 신입을 채용했다는 응답(75%)보다 15%p 이상 줄었다.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올해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거나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23.2%(146개 사)는 아직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17.2%(108개 사)는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신입 채용 응답 비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로 ‘현재 인력으로도 충분해서’(38%)를 꼽았다. 또 ‘인건비가 부담돼서’(25%), 업황이 좋지 않아서(22.2%), ‘경력직 채용으로 대체할 계획’(21.3%)이란 답이 뒤를 이었으며 ‘구조조정 중이거나 예정돼 있어서’(6.5%), ‘사업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라서’(5.6%)라는 답변도 나왔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이미 장기화한 경기침체와 올해 역시 경기 전망이 어둡다”며 “대기업의 경우 신규 채용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되겠지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대부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최대한 현재 인력으로 운용해 비용 절감을 꾀하고 신규채용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라며 “정부에서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공기업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해 393명을 채용한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196명의 신규 채용만 계획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지난해 1274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844명의 채용이 예정돼 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861명에서 612명으로, 한전KPS도 484명에서 235명으로 채용 규모를 축소한다. 한국철도공사, 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도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한편 신입 채용 방식으로 기업 10곳 중 7곳이 수시라고 응답했다. 공채와 수시 모두 활용하겠다는 기업은 21.4%였으며 공채만 뽑겠다는 곳은 9.6%로 나타났다.

올해 신입사원 초봉은 평균 2536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채용 분야는 영업ㆍ영업관리가 27%(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제조ㆍ생산(22.7%), ITㆍ정보통신(16.6%), 서비스(16%) 등이 뒤를 이었다.

경력 채용 시장도 쪼그라들 전망이다. 올해 정규직 경력사원을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51.6%로 응답 기업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경력직을 뽑은 기업(63.7%)에 비해 12.1%p 낮은 수치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경력 연차는 평균 4.6년으로 조사됐다. 3년 차(47.8%)가 가장 많았으며 5년 차(37.7%), 1년 차(18.8%) 순이었다.

기업은 올해 경기 전망이 어둡다고 내다봤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은 올해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다’(47.9%)라거나 ‘악화할 것’(41.4%)이라고 했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0.7%에 그쳤다.

사람인 관계자는 “올해 채용 시장 경기가 예년보다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대다수가 올해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불경기와 인건비 상승 요인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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