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연속 골 … 브라질 16강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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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4분 선제골을 터뜨린 브라질의 아드리아누(右)가 달려 나가며 동료 선수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경기 내내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선전했으나 끝내 브라질 골문을 열지 못했다. [뮌헨 AFP=연합뉴스]

우승 후보 브라질이 2연승을 거두고 여유 있게 16강에 합류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은 아드리아누와 프레드의 연속골로 호주를 2-0으로 누르고 16강행을 결정지었다. 1승1패가 된 호주는 23일 크로아티아(1무1패)와 마지막 경기를 한다. 브라질은 같은 시간 일본(1무1패)과 최종전을 치른다.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전반전은 호주의 판정승이었다. 2002년 한국 대표팀 감독 히딩크 축구의 주제어는 '압박'과 '멀티 플레이어'였다. 4년이 지난 2006년 독일에서 히딩크는 호주 대표팀을 통해 똑같은 주제로 경기를 풀어갔다. 세 명의 센터백이 안정적으로 중앙을 지키고, 미드필더들은 빠르게 도움 수비를 했다. 호주 선수들은 브라질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세 겹, 네 겹으로 둘러쌌다. 수비를 지원하던 미드필더 브렛 에머턴과 마르코 브레시아노의 측면 공격은 날카로웠다. 안정적 수비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 전환, 히딩크 식 축구에 브라질은 당황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역시 강했다. 후반 4분, 아크 서클 왼쪽에서 호나우두가 공을 잡자 호주 수비수들이 겹겹이 둘러쌌다. 호나우두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대편에 있던 아드리아누에게 공을 돌렸다. 호주의 협력수비가 만들어 낸 빈 공간에 서 있던 아드리아누는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슛,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기 전날 아들을 낳은 아드리아누를 위해 팀 동료는 아기를 안아주는 골 뒤풀이를 연출했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 24분 수비수 크레이그 무어를 빼고, 일본전에서 교체 출장해 골을 넣은 존 알로이지를 투입했다. 수비수의 숫자를 줄이고 공격을 강화하는 극단적인 전술,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적 같은 결과를 낳아 '히딩크의 마법'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용병술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호주의 공세는 거셌다. 그러나 호주의 끊임없는 공격 시도는 브라질 골키퍼 손에 걸리거나 골대를 빗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경기가 끝나갈 즈음, 후반 44분에 브라질 프레드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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