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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아마존 세탁기도 나올 텐데…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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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전자 대표이사 CEO 조성진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LG 클로이 로봇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 대표이사 CEO 조성진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LG 클로이 로봇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조성진(63)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근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을 언급하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만들고, 온라인으로 채소·육류 등 신선식품 유통업을 하며 클라우드 서버에 소비자 정보를 저장해두는 아마존 앞에서 더 이상 업종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취지다.

세탁기만 30년 맡아온 조 부회장 #AI로 작동 아마존 전자레인지 언급 #“우리도 클라우드 기반해야 할 듯”

조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준비하면서 ‘아마존이 과연 전자레인지만 만들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탁기도 냉장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에 탑재되는 각종 소프트웨어(SW)를 아마존클라우드서비스(AWS) 서버에 저장하면 코딩을 통해 어떤 가전제품이든 성능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2017년 이후 3번째로 CES에 참석한 조 부회장은 세탁기만 30년 넘게 담당한 이른바 ‘세탁기 박사’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하면) 부품이 줄어드니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며 “우리도 클라우드 기반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 싶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미국 시애틀에서 발표된 아마존 전자레인지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접목했으면서도 가격을 59.99달러(약 6만7000원)까지 낮췄다. 부품을 최소화한 가운데 AI 비서 알렉사에 “감자를 구워줘” “팝콘을 튀겨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전자레인지가 돌아간다.

음성기반 AI비서 알렉사로 작동하는 아마존의 전자레인지. [아마존 홈페이지]

음성기반 AI비서 알렉사로 작동하는 아마존의 전자레인지. [아마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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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회장은 또 “네이버와도 로봇 기술 공동 연구를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경영진이 서로의 CES 부스를 방문한 뒤 9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LG전자의 안내 로봇에 네이버랩스가 보유한 실내 자율주행 기능을 결합한다는 것이 이번 협업의 목표다.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CES 2019에서 잇따라 LG전자 로봇과 유사한 기능의 로봇을 공개한 것과 관련, 조 부회장은 “LG는 총 5가지 카테고리로 AI 로봇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용·공공용·산업용·웨어러블·엔터테인먼트 등 총 5개 분야로 로봇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것이 조 부회장의 복안이다. LG가 지난해 초 내놓은 로봇 ‘클로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안내 서비스를 실제로 맡고 있다. 올해에는 골프장에서 혼자 작동하는 ‘잔디깎이 로봇’도 출시할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로봇 사업 손익은 앞으로 2년 정도 더 있어야 발생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조 부회장은 이날 구광모 LG 회장에 이어 또다시 ‘고객’을 강조했다. 인사말을 통해 그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전달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 역시 지난 2일 신년사에서 “LG의 고객 가치는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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