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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제한 없다'는 100분 회견…"믿을 건 오직 문 대통령의 개인기"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10시부터 100분간 ‘각본’ 없는 신년 기자회견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에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든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기자는 결국 질문권을 얻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에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든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기자는 결국 질문권을 얻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회견도 사전 질문 등에 대한 약속이 없는 미국식 회견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좌석 배치와 질문 방식까지 바꿨다.

먼저 좌석 배치.

지난해 문 대통령은 200여명의 기자단과 마주 앉는 구도로 회견을 했다. 대통령의 좌측 뒤편에는 ‘아군’인 청와대 참모진들이 위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올해는 참모석이 따로 없다. 기자들은 부채꼴로 문 대통령을 둘러싼 모양으로 앉게 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일 “질문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거나 대통령의 답변이 불충분할 경우 같은 질문에 대한 추가 질문까지 수용하기로 했다”며 “사실상 신년회견이 기자들과의 토론에 가까운 형식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을 이끌어갈 사회자도 없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편에 마련된 참모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편에 마련된 참모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회견의 사회자는 문 대통령”이라며 “고민정 부대변인이 대통령의 입장 등을 알리는 최소 수준의 진행만 담당하고 질문 배분을 어떻게 할지, 어떤 기자에게 질문권을 줄지,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 회견을 계속할지 등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 스스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쉽게 말해 믿을 건 문 대통령의 개인기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년회견에서는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이 사회를 맡았다.

청와대는 질문이 특정 분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안보ㆍ경제ㆍ현안 등 큰 틀의 질문 대상만을 구분하기로 했다. 해당 분야 내에서는 어떠한 질문도 허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기내 간담회를 했다. 그러나 김태우 사건 등 국내 현안이 발생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외교에 대한 질문만 받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2월 2일 오전(한국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국빈 방문국인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2월 2일 오전(한국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국빈 방문국인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 회견에는 당연히 질문 제한이 있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변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0분 회견 중 첫 20분을 모두 발언 형식의 신년연설에 할애한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년회견의 핵심적 주제는 경제와 사회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연일 주문하고 있는 ‘경제 성과’를 재차 강조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들어 대기업과의 접촉을 늘리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우리 경제를 바꾸는 길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때까지 인내할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을 기초로 한 경제기조에 대해서는 수정할 뜻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밖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전개될 제2차 북ㆍ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상황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보다 구체적인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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