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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영 석유공사 사장 "한국을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지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을 동북아 석유 물류 중심지로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

7일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여수·울산에 상업용 석유저장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동북아 오일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있는 울산 북항 탱크터미널을 석유제품 위주의 저장시설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화학제품 등 다양한 유종을 보유한 시설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2025년까지 1조9235억원을 들여 2413만 배럴의 석유 저장시설 등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전남 여수와 울산에 대규모 오일 저장시설을 건설해 한국을 미국 걸프만과 유럽 ARA(앤트워프·로테르담·암스테르담),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4대 석유거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 석유공사는 국내 대륙붕 탐사에도 투자해 추가 매장·생산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외 지분참여를 유도해서 올해 심해유망구조(8광구·6-1광구 북부 및 동부) 신규 탐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동해 가스전 생산이 종료될 것을 대비하는 동시에 '제2·제3의 동해 가스전'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부터 대륙붕 해저광구를 설정하고 1987년 대륙붕 첫 시추에 들어갔다. 1998년 동해 가스전에서 가스층이 발견돼 2004년 생산이 개시됐다.

석유공사 제공

석유공사 제공

양 사장은 "석유자원 확보는 곧 안정적 경제성장 기반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석유 수입국(연평균 11억2000만 배럴 수입)이자 8위의 소비국이다. 특히 산업용 비중이 높다. 국내 석유소비 중 산업용 비중은 2017년 기준 60%이며 2040년에도 이 비중은 61.1%로 전망된다. 석유는 가전·의류 등의 원재료이며 석유화학 제품은 우리 수출의 주요 품목 중 하나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가 나와도 전기차·수소차 등은 여전히 충전 문제 등으로 쓰임이 제한적이다"면서 "항공기 등 주요 수송원들은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일관된 장기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광권 확보·탐사·시추·평가·건설·생산 등에 10여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는 "석유개발사업은 탐사 성공률이 10~15%로 낮지만 성공하면 20~25년간 안정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고도의 기술과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인도·중국·일본은 유가와는 상관없이 석유자원 확보에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 해외석유개발 사업은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3사가 과거 정부에서 부실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으로 16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민간(대우) 출신인 양수영 사장이 취임한 이후 공사개혁위원회 운영 등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나섰으며 ▶비핵심자산 매각▶조직 슬림화▶임금반납(사장 50%, 3급 이상 10%)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다.

그는 "임금 반납은 직원들은 지난해로 끝내려고 하고, 저는 계속 하고 있다"면서 "재무구조를 좋게 하고 비용절감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2020년 재도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해외 석유개발사업에서는 사업성이 검증된 UAE(아랍에미리트) 사업을 먼저 추진 중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컨소시엄과 함께 UAE 1광구 내 할리바 구조에서 지난해 기준 2억2700만 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했다. 이 중 석유공사의 몫은 전체의 30%인 6800만 배럴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하루 1만2000배럴로 생산이 개시된다.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

이밖에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1178개) 사업을 하고 있다. 석유 유통시장 내 경쟁을 촉진해 몇몇 정유사들이 과점하고 있던 구조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는 "올해 공급가격 인하, 유통비용 절감 노력 등을 통해 국내 석유 가격을 안정시켜 국민 편익을 향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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