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도 4배 더···LG올레드 vs 삼성QLED 'TV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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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삼성과 LG전자가 TV를 놓고 재격돌한다. 두 업체는 그동안 누가 더 또렷한 화질을 제공하는지를 두고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여왔다. 올해 역시 두 TV업체가 충돌하는 곳은 8~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다.

LG는 CES 2019에서 88인치 8K 올레드 TV를 내놓겠다고 3일 밝혔다. 88인치는 현재까지 나온 올레드 TV 중에 가장 큰 사이즈다.

LG는 3일 CES 2019에서 88인치 8K 올레드 TV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88인치는 현재까지 나온 올레드 TV 중에 가장 큰 사이즈로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 AI 솔루션도 탑재된다. [사진 LG전자]

삼성은 CES 2019에서 98인치 8K QLED TV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 삼성전자]

TV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삼성 역시 CES에서 98인치 초대형 8K QLED TV를 공개한다. 8K는 7680× 4320픽셀로 기존 4K(초고화질ㆍUHD)보다 4배 더 해상도가 높다. 화면 가로에 약 8000개의 픽셀(화소)이 들어 있다.

LG전자, OLED→'올레드' 네이밍에 총력

삼성과 LG가 내세우는 TV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사뭇 다르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QLED에, LG는 올레드에 주력해왔다.

먼저 ‘올레드’는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ㆍ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영어 약자를 소리 나는 대로 읽어 만든 표현이다. 2011년쯤부터 공을 들여온 마케팅 용어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55인치 올레드 TV 가격을 기존보다 30만원 낮춘 209만원에 판매하는 등 OLED TV 대중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OLED는 기존 액정(LCD)과 달리 일단 백라이트가 없다. 자체 발광이 되기 때문에 LCD같이 백라이트 유닛(BLU)이 필요 없다.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패널이 종잇장처럼 얇고, 명암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현재는 수율(결함이 없는 완성품 비율)이 떨어져 LCD 제품 대비 가격이 높고, 잔상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LCD와 OLED 패널의 구조적 차이를 설명한 그림. LCD와 달리 OLED에는 백라이트(BLU)가 없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삼성이 QLED에 사용하는 퀀텀닷(양자점)은 2~10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LCD의 백라이트 대신 퀀텀닷 입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도록 해 이론상으로는 OLED보다 더 좋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OLED 방식보다 생산 공정이 단순하고, 전력 소모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QLED의 양산까지는 퀀텀닷 소자의 수명, 기술에 대한 신뢰도와 효율성 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 스마트폰과 달리 TV에선 LCD 고수

삼성전자는 2015년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TV를 처음 내놓은 이후 매년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TV를 출시하며 OLED 진영과 거리를 두고 있다. 소형 패널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ㆍ아몰레드) 패널을 만들어왔던 행보와는 정반대다. 업계 관계자는 “OLED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삼성전자는 UHD TV부터 '퀀텀닷'이란 이름을 버리고 ‘QLED'란 네이밍(이름)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달리 LG는 현재 TV 패널 시장 가운데 ‘OLED 진영’에서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턴 일본 소니ㆍ파나소닉도 OLED TV를 출시하면서 LG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G전자의 TV 시장 글로벌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지난해 3분기 16.8%까지 올랐다. 2016년 13.6%에서 1년 뒤 14.6%, 지난해까지 지속해서 올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국의 한 방은 '잉크젯 OLED'

중국 기업들은 TV 시장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삼성이나 LG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 BOE는 이른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첫 55인치 4K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잉크젯프린팅 기술은 종이에 잉크를 뿌려 인쇄하는 것처럼 수십 피코리터(1조분의 1L) 이하의 OLED 용액을 분사해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방식이다. 국내 업체들이 유기물질을 진공 상태에서 가열한 뒤 증발한 상태로 OLED 패널에 붙였던 '증착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형 OLED 시장에서 기존 생산 방식을 건너뛰고 잉크젯 프린팅으로 직행하는 데 성공할 경우, 차세대 TV 패널 시장에서도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