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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북·미 비핵화' 답보 속 신년회견…靑 "구체안보다는 공감 강조"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초순 기자회견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방안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들에게 질문자를 지정해 주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들에게 질문자를 지정해 주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전체 청와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공식 회견은 2017년 8월 취임 100일 회견, 지난해 1월 10일 신년회견에 이어 세번째다. 올해 회견도 10일 전후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이번 회견의 키워드는 한반도 평화와 정책에서의 실질적 성과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신년회견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시나리오 없는 회견’ 방식을 유지하면서 핵심 사안에 대한 충분한 발언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년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질문 내용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 현장에서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회견을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올해도 사전협의가 없는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질문이 특정분야에 집중돼 결과적으로 내실 없는 회견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고민”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원지역의 기자가 평창 동계올림픽 수호랑 마스코트 인형을 들고 질문을 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원지역의 기자가 평창 동계올림픽 수호랑 마스코트 인형을 들고 질문을 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번 회견에서 구체적 방안보다는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명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분위기다.
 북ㆍ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난항에 봉착한 점이 결정적 이유다. 청와대는 당초 올해 회견에서 경제협력 등 비핵화 이후 남북간의 평화공존 비전을 제시하겠는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그러나 북ㆍ미 정상회담이 미뤄졌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답방까지 무산되면서 회견에서 제시할 ‘새 카드’를 마련하기 어려워졌다.
 청와대 핵심인사는 “북ㆍ미 회담 성사나 답방이 구체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한다”며 “지난달 기내 간담회에서 다자회담의 성과와 한ㆍ미 정상간의 내밀한 얘기를 공개한 것도 비핵화 협상 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문 대통령의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당시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는 메시지를 매우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된 수석ㆍ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2018년은 남북관계를 분단과 대결의 시대에서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대전환시킨 역사적인 한해”라며 “작년 이맘 때만해도 꿈처럼 여겨졌던 일들이 하나하나 눈앞에서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야기된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의 어려움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온 경제와 관련해서도 “사람 중심경제가 옳은 방향이고 국민의 삶을 좋아지게 했다고,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의지를 밝혀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전달한 것은 비핵화 의지를 천명할 뜻을 미리 전달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신년회견은 북한의 신년사가 바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은회색 계열의 양복 차림으로 2018년 신년사를 낭독하는 김정은.

은회색 계열의 양복 차림으로 2018년 신년사를 낭독하는 김정은.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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