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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음료 안 맴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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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의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속속 보도되면서 마늘 음료 수비가 크게 늘고 있다. 한 기업의 연구원이 마늘식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주말인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서울 도봉산 중턱, 40대로 보이는 등산객 네댓 명이 나무그늘에 앉아 쉬고 있다. 그 중 한명이 배낭을 열더니 팩 몇 개를 꺼내 일행에게 나눠준다. 찢어보니 불그스름한 액체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모두들 고개를 젖혀 한 팩씩 죽 마시고는 입맛을 다신다.

"달짝지근하고 맛있네. 이게 뭐지."

"마늘 엑기스야."

"희한하네, 마늘 냄새는 아예 안 나는데. 톡 쏘지도 않고."

지난달 말 어느 날 오후, 서울대 공대의 한 연구실,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한 대학원생이 가방에서 팩 3개를 꺼내 동료와 나눠 먹는다. 모두 천호식품의 '통마늘 진액'이다.

마늘의 효능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요즘 마늘을 쉽게 먹거나 마실 수 있게 한 가공 상품이 인기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즈는 2002년 10대 건강식품 중 첫 번째로 마늘을 꼽았다. 타임즈지는 마늘을 10대 항암 식품으로 선정하고 각종 성인병 예방과 기력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새 밀레니엄 특집에서 지난 1000년간 '최고의 식물'로 마늘을 선정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2003년 신년특집호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30가지'를 소개했다. 그 첫 번째가 마늘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었다. 이 신문은 마늘을 하루 한두 알 먹으면 노화방지,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밝혔다. KBS는 2년 전 인기 다큐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마늘을 노화방지 4대 식품으로 선정했다. SBS는 2004년 말 8시뉴스에서 마늘은 암 예방과 신진대사 촉진, 비만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립암연구소는 20여 가지 항암식품을 선정했으며 그 중 마늘이 1위였다. 마늘은 또 성호로몬 분비를 촉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래로 강정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이와 같은 잇단 매스컴의 보도 덕분에 요즘 마늘 먹기 붐이 일고 있으며 마늘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천호식품의 통마늘진액은 지난해 8월 출시됐다. 출시되자마자 소비자 반응이 좋아 4개월만인 작년 말 월 10억원의 매출을 넘기더니 최근에는 매월 20억 원 정도가 팔려나간다. 단일 건강식품이 이 같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번 마셔본 사람은 대개 다시 이 상품을 찾는다. 이 회사 마늘진액은 재 구매율이 70%에 가깝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마늘 가공식품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약재를 더해 효능을 업그레이드 한 것도 나왔다. 캡슐 형태로 만들어 마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쉽게 먹을 수 있게 한 것도 출시됐다. 녹차 성분을 넣어 냄새를 없앤 마늘녹차환도 나와 있다. 마늘로 만든 건강음료, 7년 숙성에 벌꿀까지 함유한 것도 시판되고 있다. 아이들이 먹기 좋은 간식으로 마늘엿도 나왔다.

마시는 마늘이 먹기에도 좋고 흡수도 잘돼 무엇보다 관심을 끈다. 구운마늘의 효능은 예로부터 잘 알려져 왔다. 구운마늘환은 5~6년 전 인기리에 판매됐다. 그러나 마늘 냄새를 완전히 막지 못해 먹기에 불편했다. 통마늘 진액은 초음파 공법으로 마늘의 진액을 뽑아낸 뒤 농축한 것이다. 그 과정에 마늘 냄새와 매운 맛을 제거해 마시기에 좋다. 통신판매로 유통 비용을 줄여 가격도 싸다. 국가대표선수들도 영양식으로 통마늘진액을 마신다. 공인기관의 도핑테스트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최근 태릉선수촌에도 공급하고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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