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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방송국 PD” ‘양의지ㆍ니퍼트의 열성팬’…강릉 참사 피해 학생들이 남긴 SNS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참사 이튿날인 19일 SNS 상에는 국화 사진과 함께 학생들을 애도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참사 이튿날인 19일 SNS 상에는 국화 사진과 함께 학생들을 애도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참사 이튿날인 19일 SNS상에는 학생들을 애도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학생들의 SNS에는 과거 학생들이 올린 사진과 게시글에 지인들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현재 치료 중이라 연락이 닿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부디 치료 잘 받고 건강하게만..."이라는 댓글을 통해 마음을 전했다.

대성고 졸업생들도 자신의 SNS에 사고 소식을 올리며 후배들의 회복을 기원했다. 인스타그램에도 국화 사진과 함께 숨진 학생들의 명복을 비는 글이 줄 잇고 있다. #대성고 #펜션사고 등 해시태그를 달며 현재 치료 중인 학생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학생 10명은 모두 2000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11월 수능을 마치고 함께 여행을 갔다. 학부모들의 동의하에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학교에서 승인을 받고 떠난 여행이었다.

18일 강릉 펜션 사고로 숨진 서울 대성고 김 모 군의 인스타그램에는 강릉으로 가는 KTX 탑승권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 캡처

18일 강릉 펜션 사고로 숨진 서울 대성고 김 모 군의 인스타그램에는 강릉으로 가는 KTX 탑승권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 캡처

숨진 김모 군은 강릉으로 출발하던 지난 17일 KTX 열차 안에서 기차표를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KTX 강릉 여행 1일 차”라는 글과 함께 #강릉 #우정여행이라는 해시태그도 함께 달았다. 게시글에는 “나도 데려가라”는 친구들의 댓글이 달렸다. 기차표는 12시 1분 서울역 출발 강릉역 오후 1시 53분 강릉역 도착을 가리키고 있었다. 강릉 도착한 후 24시간 만에 학생들은 펜션 방에서 숨지거나 의식불명인 채로 발견됐다.

이들은 문과반인 3학년 1반과 2반 학생들로 평소 친하게 지내왔던 사이다. 10명 중 7명은 서로 SNS 친구 사이기도 했다. 현재 치료 중인 다른 김모군은 SNS 자기소개 직업란에 자신을 모 방송국 PD라고 적어놨다. 그는 대성고 연극 동아리에서 연출을 맡기도 했으며 소년기자단 활동하며 글을 쓰는 등 평소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다.

백모군은 한국청소년통역단과 대한민국청소년의회 활동을 하는 등 활발한 교외활동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직접 교내 언론ㆍ광고 동아리를 만들어서 초대 동아리 부장을 맡는 등 리더십이 있는 학생이었다. 도모 군과 곽모군은 친구들과 찍은 단체 사진을 여러 장 게시했다.

사망한 유모 군은 SNS에 니퍼트·양의지 선수 사진을 올릴 만큼 야구를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야구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사진을 프로필에 올리기도 했다. 사망한 안 모 군은 SNS에 트와이스 사진을 여러장 올려놓은 것으로 보아 여느 10대처럼 평소 아이돌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경찰 과학수사관들이 18일 현장 감식을 위해 강릉 아라베이크 맨션 201호실로 올라가고 있다. 2018.12.18 김상선

경찰 과학수사관들이 18일 현장 감식을 위해 강릉 아라베이크 맨션 201호실로 올라가고 있다. 2018.12.18 김상선

부상 학생 7명 중 2명은 의식을 회복했다.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은 김한근 강릉시장은 19일 사고현장 브리핑에서 “강릉아산병원에서 오전 고압산소치료를 한 결과 1명의 의식이 추가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앞서 의식을 회복한 학생은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고, 추가로 회복한 학생은 오전 치료 이후 급속도로 호전돼 물을 마실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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