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 잘해 주목받던 특감반 김태우 "윗사람 좋아하는 첩보 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와대 특별감찰반 파문의 주인공인 김태우 수사관(현재 검찰 복귀)은 어떤 인물일까. 김 수사관을 잘 아는 주변인들은 “공명심이 강하고 직선적이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평가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김 수사관은 9급으로 검찰에 들어왔다가 다시 시험을 쳐서 7급으로 검찰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특감반원으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또다시 특감반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김 수사관을 잘 아는 정보당국 관계자는 17일 “문재인 정부에서 3번째로 청와대 특감반에서 활동하다보니까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며 “김 비서관이 정부 초반 주변에 ‘나는 어떤 보고를 올리면 윗사람들이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수사관은 첩보 수집 과정에서 대상자의 문제점을 포착하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식의 공격적인 업무 스타일을 보여서 일부는 ‘좀 위험한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 초반만 해도 김 수사관이 ‘내가 일을 잘해서 포상금도 받고 있다. 그래서 경찰 출신들이 나를 시기 질투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입지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수사관의 입지가 약해진 배경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이 민간인이나 정치 관련 첩보를 취급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정부 초반만해도 과거 특감반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관행처럼 특감반의 업무범위를 넘는 첩보를 가져왔다”며 “그때만해도 ‘이런 걸 올리면 칭찬받겠지’라고 생각하고 경쟁적으로 보고가 왔지만 오히려 조 수석이 이에 대해 경고 조치를 하면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와 관련한 지시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와 관련한 지시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17일 기자들과 만나 “특감반 초기에 특감반장이 ‘이런 것은 쓰지 말아라. 업무 밖의 일이다’라는 취지로 민간에 대한 첩보 활동을 중단시켰다”며 “김 수사관도 시정조치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당초 2019년 1월 검찰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특감반 업무 규정에 ‘파견은 2년을 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통상 연초에 있는 검찰 인사에 맞춘 복귀 일정이다. 김 수사관은 검찰 복귀를 앞두고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으로 승진해 전직하는 것을 시도했지만 민정수석실에 적발돼 무산됐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후 지난달에는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해 지인이 연루된 공무원 뇌물 사건의 진척 상황을 물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청와대에 “특감반에 김태우 수사관이 있느냐”고 확인 전화를 하면서 논란을 불거졌다.

대검찰청 앞에 검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앞에 검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경찰청을 방문하기 전에 수사 대상자인 최모씨와 수십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김 수사관은 이런 비위 행위가 드러나 복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김 수사관이 징계를 수용하지 못하고 언론에 제보를 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내부 징계 정도로 끝날 일이 엄청나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