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 씨와 관련, “위험의 외주화는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이번 주에 민생연석회의 주관으로 당정 협의를 갖고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개선방안을 듣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번 사고는 상시적 위험을 외주에 맡기는 산업현장의 고질적 문제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야당과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김씨 사고 후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이끄는 20대 남성의 민심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0∼1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전주보다 1.0%포인트 내린 48.5%로 집계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20대 남성의 지지율이다.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9.4%로 모든 연령대별 남녀 계층 중에서 가장 낮았고, 이들의 부정평가(64.1%)는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63.5%로 모든 연령대별 남녀 계층 중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받고 있다는 불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리얼미터가 실시한 공동체 갈등 관련 조사에선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응답자 전체는 빈부갈등(35%)을 1위로 꼽았지만, 20대 응답자는 성 갈등(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리얼미터는 “그동안 20대 전체를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간주해왔지만 20대 중에서 남성은 더는 핵심 지지층이 아니며 현재는 오히려 핵심 반대층으로 돌아섰다”며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논란과 청년세대의 남성과 여성 간 혐오, 즉 젠더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