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총재 금리 추가인상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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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2개월여 만에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56주년 기념사를 통해 "경기 회복과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버블 등 저금리 기조의 부작용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콜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 총재는 그동안 저금리의 근거가 됐던 물가에 대해 의미있는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이 총재는 "세계적으로 저물가 현상이 자리잡아감에 따라 종래의 시각으로 물가 안정 문제에 접근하면 자칫 유동성의 과잉 공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도 저금리를 유지하면 자금이 부동산시장 등으로 쏠려 자금흐름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제반 금융 상황으로 미뤄볼 때 현재의 정책금리는 여전히 경기 상승세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한은은 차제에 '저인플레이션 하에서의 통화정책'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정책금리 결정구조를 모색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총액한도대출제도의 운용 기준을 지방 중소기업을 더욱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통화안정증권의 누증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며 "금리.환율.주가 등의 국제적 동조화 현상에 대해서도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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