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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 3명 발탁…집권 3년차 차관 정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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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호 11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차관급 인사 16명을 교체하며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 인사(차관급 이상)를 실시했다. 특히 이날 임명된 인사 중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현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과 황서종 인사혁신처장(현 소청심사위 상임위원), 정무경 조달청장(현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등 세 명은 광주 동신고 동문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차관급 16명 인사 #청와대 “대통령 뜻 현장서 구현” #광주 동신고 출신 3명 같이 임명

나이는 황 처장이 1961년생으로 가장 많고 정 청장이 64년생, 이 차관이 65년생 순이다. 황 처장과 정 청장은 행정고시 31회 동기고 이 차관은 32회다. 현직인 박천규 환경부 차관(64년생, 행시 34회)도 동신고 출신이어서 동신고 출신 차관급만 네 명이 됐다. 1966년 개교한 동신고는 동신중·여중과 동신고·여고, 동강대 등을 소유한 동강학원 산하 사립고다. 창업자 며느리인 김필식 동강학원 이사장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누나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문 대통령은 또 기재부 2차관에 구윤철 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국무조정실 2차장에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을 임명했다. 이호승 차관까지 포함하면 청와대 참모진 세 명을 일선 부처 차관으로 보낸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진 배치로 표현할 수 있겠다. 지난 1년 7개월간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대통령의 뜻을 받아 정책을 만들고 구현했던 분들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그 뜻을 잘 구현해 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행정안전부 차관에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 김용삼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 국토교통부 1차관에 박선호 국토부 국토도시실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 김학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소방청장에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농촌진흥청장에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김진숙 차장, 국가보훈처 차장에 이병구 보훈처 기획조정실장,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엄재식 사무처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에 김일재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 등이 임명됐다. 연천종합고를 나온 김용삼 차관은 고졸 출신으로 또다시 공직사회의 ‘고졸 신화’를 썼다.

이 같은 대규모 차관급 인선은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정책 집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차관 정치’를 가동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관은 정무직 성격이 강하고 국회에서 야당의 견제를 수시로 받지만, 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차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칠 필요도 없고 야당의 공격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편이다. 이번 차관 인선에 참여한 청와대 인사는 “덕장 스타일 리더보다는 활동성이 있으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사들 위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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