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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내친구] '007 심판' 디지털 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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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잉글랜드-파라과이전에서 파라과이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든 마르코 로드리게스 주심. [프랑크푸르트 로이터=연합뉴스]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라'-. 독일 월드컵을 즐기는 또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무심하게 흘려버리지 말고 다음 장면들을 챙겨 보시길.

▶한국 - 토고전 때 본프레레 자리

한국 축구대표팀을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감독이건만 본프레레 전 감독의 최근 행보는 영 수상쩍다. 항간의 의혹대로 토고에 한국팀 정보를 제공했을까. 친분을 과시하던 오토 피스터 전 토고 감독은 사임한 상황. 본프레레는 내일 과연 어느 응원석에 앉을까(그런데 TV 카메라가 잡을까).

▶심판들, 최첨단 심판 장비로 무장

올 월드컵 땐 어느 때보다 정밀한 심판 판정이 기대된다. 경기당 4명(주심 1명, 부심 2명, 대기심 1명)이었던 심판진에 대기심 1명이 추가돼 5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심판들은 최첨단 무선 이어폰과 마이크를 착용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다. 서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일부 경기 심판진을 같은 대륙 출신으로 배당하기도 했다.

▶아드보카트 양복 색깔

아드보카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번에 LG패션으로부터 단복을 협찬받았다. 네이비 블레이저와 회색 바지의 콤비 정장. 감독에겐 맞춤정장 5벌이 따로 제공됐다. 한국팀 수장으로서 상황에 맞게 이미지를 연출하라는 뜻. LG패션 측은 "토고전 땐 승리를 뜻하는 네이비색 양복을 입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안정.신뢰를 뜻하는 다크그레이를 선택할지는 감독 마음.

▶스웨덴 국가 연주 때 잉글랜드 에릭손 감독 표정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맞붙는 B조 잉글랜드-스웨덴은 잘 알려진 천적. 게다가 잉글랜드의 에릭손 감독은 스웨덴 출신이다. 이겨도 져도 표정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23일 F조 일본-브라질전도 마찬가지. 7전 무승(2무5패)의 일본을 이끌고 브라질에 도전장을 내민 지쿠 감독도 조국을 향해 창을 겨누는 신세. 경기 시작 전 상대 국가 연주 때 두 감독의 미묘한 표정을 눈여겨 보라.

▶이천수 골 세리머니

"부상당해 참가하지 못한 (이)동국이 형을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준비하겠다." 이천수(사진)의 야심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최근 이동국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첫 골은 이천수나 박주영이 넣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천수가 골을 터뜨려야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 텐데. 이동국을 위해, 궁금한 팬들을 위해 부디 한 골 이상 넣어주길.

▶박지성 이번엔 누구 품에?

4년 전 포르투갈전 때 환상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뒤 아이처럼 뛰어가 히딩크 감독에게 안겼던 박지성. PSV 에인트호번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골을 뽑았을 땐 게처럼 양팔을 들썩이며 뛰어가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보였다. 한국민 절반이 첫 골 주인공으로 꼽는 그가 이번엔 골을 넣으면 어떤 세리머니를 보일까. 혹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안기려나?

▶스텝 엉키는 선수들

독일 쾰른 캠프에서 훈련 뒤 한국 선수단은 "독일 잔디가 스코틀랜드보다 덜 미끄럽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래도 한국 잔디보다 미끄러운 데다 움푹 패는 특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개막전에서 독일 필리프 람의 첫 골도 수비하던 코스타리카의 폰세카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가능했다.

▶네덜란드.세르비아 국기 헷갈려

죽음의 C조에 속한 네덜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공교롭게도 국기가 엇비슷하다. 적.백.청 삼색 가로줄무늬가 순서대로 배열되면 네덜란드, 역순으로 놓이면 세르비아다. 각 방송사.신문사에서 두 국기를 뒤바뀐 채 소개하는 경우가 없는지 눈여겨 보라.

▶죄수들 올해도 탈옥할까

4년 주기로 지구촌이 축구 광풍에 빠지는 월드컵 기간은 죄수의 탈옥에도 좋은(?) 기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땐 브라질 상파울루 교외의 한 교도소에서 경기 중계를 틈타 17명이 탈옥했다. 간수들은 브라질-터키 경기를 보느라 이들이 지하터널로 빠져나가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태국에서도 1994, 98년 두 번 연속 탈옥 사태가 빚어졌다. 올 월드컵 땐 과연 어느 나라 죄수들이?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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