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물자교류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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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남북한 물자교류 열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29일 상공부에 따르면 3월중 북한물자 반입승인 신청은 삼성물산의 명란10t(9만달러), 다 림물산의 건조명태 90t(43만2천달러), 코오롱의 도자기 6백92점(10만2천7백달러), 자수40점(1만6백달러), 가공백삼 4백50kg(5만5천7백달러)등 73만1천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물자 반입승인신청이 피크를 이루던 1월의 2천2백48만8천달러의 3·3%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물자 반입승인신청은 정부가 남북한 물자교류촉진을 발표한 작년10월 1백99만달러를 시작으로 12월 1천4백61만2천달러, 1월 1천6백85만9천달러, 금년1월 2천2백48만8천달러로 꾸준히 늘어났다가 2월에 1백31만2천달러로 급속히 준 뒤 3월에 73만1천달러로 더욱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북한이 무역거래관습에 익숙치 못해 클레임이나 납기관념이 없어 우리상사들이 실질적인 거래에 한계를 느낀 데다 특히 효성물산의 괴탄 수입에 따른 클레임제기,남북한 교류에 대한 국내의 엇갈린 시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공부 관계자는 효성의 분탄 도입사건이후 북한물자 반입의 주종인 1차 산품에 대해 상사들이『들여와 봤자 골치만 아프다』는 인식이 팽배해있고 2차 산품은 별로 들여올 것이 없어 결국은 특산품 위주로 반입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효성과 함께 무연탄 2만t씩 반입허가를 받은 삼성물산·쌍룡은 계약서상의 품질보증이 확인 될 때까지 무연탄 반입을 연기했으며 냉동명태 1천t을 반입키로 한 삼성물산은 이를 아예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익환 목사의 돌연한 북한방문에 따른 국내의 냉기로 대북 교역추진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종합상사 관계자는『최근 대북 교역을 위탁하고 있는 해외 중계상에 대한 당국의 확인 조사 등이 행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 같은 분위기에서 상사들의 대북 교역추진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교역규모가 한개종합상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북한(87년 교역 규모 40억달러)을 상대로 위험부담을 안으면서까지 교역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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