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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승촌보 녹조 개선됐는데···하류 죽산보는 악화,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7년 11월 수문 개방 전 승촌보 직상류 [사진 환경부]

2017년 11월 수문 개방 전 승촌보 직상류 [사진 환경부]

2018년 11월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후 승촌보 직상류의 모습. 모래톱이 드러나고, 주변 수변공간도 넓어졌다. [사진 환경부]

2018년 11월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후 승촌보 직상류의 모습. 모래톱이 드러나고, 주변 수변공간도 넓어졌다. [사진 환경부]

영산강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결과, 축구장 23배 면적의 모래톱이 드러나고 야생생물의 서식 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녹조 발생은 상류 승촌보에서는 개선됐지만, 하류 죽산보에서는 악화하는 등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3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실시했던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의 완전 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상류 승촌보는 지난 3월 20일부터 점진적으로 개방해 4월 6일부터 전면 개방 상태를 유지하다 지난달 15일 수위를 다시 높였다.
하류 죽산보는 지난해 6월부터 부분 개방을 진행했고, 지난 10월 31일부터 완전 개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산강의 두 보가 완전히 개방된 기간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15일이다.

체류시간 줄고 모래톱 드러나

2017년 11월 수문 개방 전 승촌보 황룡강 합류부 [사진 환경부]

2017년 11월 수문 개방 전 승촌보 황룡강 합류부 [사진 환경부]

2018년 11월 수문 개방 후 승촌보 황룡강 합류부 [사진 환경부]

2018년 11월 수문 개방 후 승촌보 황룡강 합류부 [사진 환경부]

보 완전 개방 결과, 물 체류 시간은 7.3~20.1일에서 2.4~3.3일로 67.1~83.6% 줄었다.
대신 유속은 초당 1.9~3.4㎝에서 11~13.8㎝로 3.1~4.8배로 크게 늘었다.

2017년 11월 수문 개방 전 죽산보 직상류 [사진 환경부]

2017년 11월 수문 개방 전 죽산보 직상류 [사진 환경부]

2018년 11월 수문 개방 후 죽산보 직상류. 하류 영산강 하굿둑의 영향으로 수위가 크게 낮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 환경부]

2018년 11월 수문 개방 후 죽산보 직상류. 하류 영산강 하굿둑의 영향으로 수위가 크게 낮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 환경부]

또, 보 개방으로 축구장 면적의 23배에 해당하는 0.164㎢의 모래톱이 드러났고, 축구장 면적의 333배에 해당하는 2.378㎢의 수변공간도 늘어났다.
죽산보의 경우 모래톱 0.094㎢와 수변공간 1.833㎢가 늘어나 다른 4대강 보의 개방과 비교했을 때 가장 넓었다.

이와 함께 여울·웅덩이 등이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물새류와 맹꽁이·삵·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서식 환경이 개선됐다.

승촌보 근처에서 발견된 맹꽁이. [사진 환경부]

승촌보 근처에서 발견된 맹꽁이. [사진 환경부]

보 개방으로 드러난 승촌보 하류 여울 구간 [사진 환경부]

보 개방으로 드러난 승촌보 하류 여울 구간 [사진 환경부]

승촌보 하류 여울 구간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사진 환경부]

승촌보 하류 여울 구간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사진 환경부]

수질 개선에선 엇갈린 결과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지속된 지난 8월 2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산포 황포돛배 나루터 인근 영산강에 진한 녹조가 끼어 있다.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지속된 지난 8월 2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산포 황포돛배 나루터 인근 영산강에 진한 녹조가 끼어 있다. [연합뉴스]

식물플랑크톤의 분포를 나타내는 엽록소a 농도를 보면 승촌보는 완전 개방 기간 ㎥당 37.2㎎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5㎎, 개방 전인 올 4~10월의 53.4㎎보다 낮아졌다.
반면 죽산보는 완전 개방 기간 72.4㎎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이나, 개방 전의 46.1㎎보다 크게 높았다.

녹조 발생을 나타내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의 경우 완전 개방 후에는 관찰되지 않았다.
죽산보를 부분 개방했던 지난 6~10월에는 극심한 폭염 탓에 mL당 2만969개가 관찰됐는데, 지난해 6~10월의 3001개보다 많았다.

폭염이 이어진 지난 7월 26일 광주 남구 영산강 승촌보 부근에 발생한 녹조의 모습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진 지난 7월 26일 광주 남구 영산강 승촌보 부근에 발생한 녹조의 모습 [연합뉴스]

총인(TP)과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 수치도 죽산보에서는 개방 전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승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염정섭 과장은 "11월 초 강수량이 많아 주변 농경지 등에 쌓여있던 오염물질이 많이 유입됐고, 퇴적됐던 오염물질이 다시 떠오른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며 "보름 동안의 짧은 기간이라 개방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기는 어려웠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하류에 있는 영산강 하굿둑 탓에 죽산보의 수문을 개방했음에도 죽산보~승촌보 사이 3분의 2구간은 물의 흐름이 정체됐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지하수 수위 최대 7.5m 낮아져

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진 영산강에서 어패류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 환경부는 구조 작업을 통해 물고기 16마리, 조개류 19만4724마리를 구조해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겼다. [사진 환경부]

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진 영산강에서 어패류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 환경부는 구조 작업을 통해 물고기 16마리, 조개류 19만4724마리를 구조해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겼다. [사진 환경부]

이번 수문 완전 개방 과정에서 2개 취수장과 14개 양수장은 취수구를 낮추거나 관로를 연장하는 등 임시 대책을 추진해 수문 개방에 따른 취수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머지 14개 양수장은 농업용수 공급 완료에 따라 가동을 하지 않았다.

또, 이번 개방으로 승촌보 주변 지하수 수위는 0.74~3.63m, 죽산보 주변 지하수 수위는 0.59~3.63m 낮아졌다.
다만 승촌보 주변 지하수 관측정 1곳에서는 수위가 7.5m까지 하강했다.

염 과장은 "주변 농가에서 오염을 우려해 하천수를 곧바로 사용하기보다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잎채소 등 재배에 활용하는 바람에 지하수 사용량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7일 보 모니터링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
환경부 조사·평가단은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영산강 2곳과 금강 3곳의 보 처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최종적인 보 처리 방침은 내년 여름 출범하는 물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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