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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노사민정 대타협 모델…광주형 일자리 잠정 타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년들의 고용절벽 해소를 목표로 추진돼온 ‘광주형 일자리’가 사업 추진 4년 6개월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광주광역시-현대차 잠정 합의안 마련 #5일 勞 참석하는 노사민정협 통과 땐 #문 정부 ‘새로운 일자리모델’ 첫 단추 #1만2000여개 정규직 일자리 생겨나

4일 광주광역시와 현대차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이틀간 협상을 벌인 끝에 ‘광주 완성차 공장’ 설립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안이 5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를 통과하면 광주시와 현대차는 6일 조인식을 열고 투자 협약을 맺는다. ‘노·사·민·정’ 대타협에 기반한 국내 첫 일자리 창출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다.

지난달 30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에게 광주형 일자리 관련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에게 광주형 일자리 관련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시는 5일 협의회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그간 협상광주 지역 노동계가 지난달 27일 광주시에 ‘협상 전권’을 위임한 후 교착 상태였던 현대차와의 협상이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 국민적 관심과 광주시민, 노동계, 현대차의 진정성과 염원이 담긴 만큼 노동계도 대승적으로 받아들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투자 협상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협의회 진행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잠정 협약서의 상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광주형 일자리의 4대 원칙인 적정임금, 적정 근로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등이 고루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노동시간, 초임 연봉 수준, 임금협약 시효 등에서 현대차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주도하고 현대차가 지분을 투자키로 한 광주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광주시가 주도하고 현대차가 지분을 투자키로 한 광주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7000억원을 투입, 연간 10만대 규모의 1000cc 미만 경형SUV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근로자의 평균 연봉을 낮춰 생산성을 올리는 대신 자치단체가 주거·육아 같은 생활기반과 복지 여건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공장이 지어지고 나면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과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1만2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광주형 일자리 타결이 임박하면서 어떤 차를,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드명 QX로 알려진 광주 완성차공장 생산 차량은 기존 소형 SUV인 현대차 코나, 기아차 니로보다 차체가 작다. 해당 차량이 광주 완성차공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산되려면 QX의 수요가 예측 이상으로 늘어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내년 1월부터 울산3공장에서도 연간 10만대의 QX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광주시 내부에서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물량 배정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이번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현대차 노조와의 불협화음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타결 임박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형 일자리 체결에 회사가 동의하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5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결과를 본 뒤 파업 일정과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이동현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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