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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8일간 달리는 남북열차…캡슐 침대 28개 옆칸엔 라면·햇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싱크대와 세탁기가 놓여있는 침식칸 내부. 즉석밥과 컵라면 등이 잔뜩 쌓여 있다.

싱크대와 세탁기가 놓여있는 침식칸 내부. 즉석밥과 컵라면 등이 잔뜩 쌓여 있다.

 30일 오전 북한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상황을 공동 조사하기 위한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총 18일간 약 2600㎞를 달릴 열차는 디젤기관차와 5만 5000ℓ의 경유를 실은 유조차, 그리고 발전차에 객차, 침대차, 침식차, 화차 등 6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중 기관차는 북측 판문역까지만 간 뒤 북한 기관차와 교대를 하게 됩니다. 신호체계도 다르고 여러모로 낯선 환경이기 때문에 안전 등을 고려해 북한 기관차를 이용하는 건데요. 북한 측 조사단원이 이용할 객차도 몇량 정도 같이 연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사단 28명이 오랜 기간 이용할 열차의 내부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무엇보다 잠을 자게 될 침대차와 세면, 식사, 빨래 등을 해결하게 될 침식차가 궁금합니다.

28명의 조사단원을 싣고 출발하는 남북철도 공동조사 열차.

28명의 조사단원을 싣고 출발하는 남북철도 공동조사 열차.

 마침 이날 공동조사단 열차 출발행사에 참석했던 관계자로부터 열차 내부 사진을 단독으로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침대차는 2층으로 모두 28개의 작은 룸으로 구성되었는데요. 싱글침대 하나 정도의 크기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마치 공항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캡슐형 호텔의 룸을 연상케 합니다.

침대차는 2층 구조로 모두 28개의 침대칸이 있다.

침대차는 2층 구조로 모두 28개의 침대칸이 있다.

침대칸의 크기는 싱글침대 정도다. 캡슐형 호텔을 연상시킨다.

침대칸의 크기는 싱글침대 정도다. 캡슐형 호텔을 연상시킨다.

열차 내부의 이동 통로.

열차 내부의 이동 통로.

 장거리 여행이다 보니 무엇보다 먹고 씻는 것도 중요할 텐데요. 특히 철도는 역 주변을 제외하곤 산간지역 등 외딴곳을 지나는 경우가 많아 달리 숙소를 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대차 뒤에 붙인 열차가 침식차입니다. 이 침식 차에는 보일러와 싱크대, 세탁기가 있고 공동 샤워장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리실에 즉석밥과 컵라면 등 비상식량이 잔뜩 실려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침식차의 조리칸에는 싱크대와 세탁기, 냉장고, 보일러 등이 설치되어 있다.

침식차의 조리칸에는 싱크대와 세탁기, 냉장고, 보일러 등이 설치되어 있다.

열차 내에는 기름 보일러도 놓여 있다.

열차 내에는 기름 보일러도 놓여 있다.

 이 침식차는 코레일에서 흔히 '합숙 열차'라고 부르는 것으로 선로 점검이나 정비 등을 위해 장시간 이동할 때 사용한다고 하네요.

조사단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될 침식차의 샤워장.

조사단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될 침식차의 샤워장.

 하지만 아무리 이런 시설을 갖췄다고는 해도 조사단원들로서는 불편할 수밖에없을 겁니다. 그래서 경의선과 동해선 조사 일정 사이인 다음 달 5일에 국내로 돌아와서 8일 동해선으로 갈 때까지 3일간 정비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남북철도 공동조사 열차 이동일정.

남북철도 공동조사 열차 이동일정.

 공동조사 이후에 실제 북한철도 현대화 사업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일단 첫발을 뗀 만큼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하게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길 기원합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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