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핵심 조율사 앤드루 김, 내달 CIA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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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앤드루 김. [미 CIA 제공=연합뉴스]

앤드루 김. [미 CIA 제공=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측근이자 그간 북·미 대화 조율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다음 달 자리에서 물러난다.

폼페이오 방북때도 배석 최측근 #스탠퍼드대 연구소로 자리 옮겨 #“퇴진해도 막후서 역할” 전망도

27일 북·미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김 센터장이 12월 20일 CIA를 떠나 내년 초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김 센터장이 연말에 퇴직한다는 사실은 우리 정부 내에서도 알려진 지 좀 됐다. 최근 방한도 떠나며 인사차 온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달 중순 한국에 와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은 CIA 코리아미션센터 업무의 마무리 작업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당초 지난 9월 물러나려 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만류해 떠나는 시점을 늦췄다고 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센터장은 지난달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때도 배석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보좌하며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다.

김 센터장은 초기부터 CIA의 카운터파트에 해당하는 북한 통일전선부를 이끄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파이프를 구축해 북·미 대화를 이끌었다. 그가 물러나면서 향후 북미 협상 창구가 ‘김영철 부위원장-CIA’에서 ‘북 외무성-미 국무부’로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그가 공식적으로는 물러나도 막후에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김 센터장이 퇴직 뒤 잠시 공백을 뒀다가 폼페이오 장관 등 미 행정부의 부름이 있을 경우 다시 돌아와 대북 문제 자문역이나 북한 관련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황수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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