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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 하겠냐’ 묻자 김성수의 대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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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감정유치 영장 기한이 만료된 20일 오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유치장이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에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감정유치 영장 기한이 만료된 20일 오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유치장이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에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피의자 김성수(29)가 한 달여 간의 정신감정을 마치고 20일 다시 경찰서로 이송됐다.

지난달 22일 국립법무병원(공주치료감호소)으로 옮겨져 정신감정을 받은 감성수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양천경찰서에 도착했다.

그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고개도 똑바로 못 드는 등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김성수는 ‘심신미약이 아니라고 결론 났는데 어떤 심경인지’ ‘한 달 동안 감호소에서 어떤 생각 많이 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죄송하다”고 일관하면서도 동생(27)의 살인 혐의 공범 여부는 재차 부인했다.

그는 ‘동생이 왜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나’는 질문에 대답을 잠시 하지 않다가 ‘동생 혐의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말이 나온 후 ‘동생이 피해자를 붙잡고 있을 때부터 흉기를 사용했나’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김성수의 흉기 사용 시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동생의 공범 여부를 가릴 중요한 기준이다.

김성수는 ‘피해자가 쓰러진 뒤부터 사용한 것인가’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동생은 공범이 아니라는 생각에 변함없나’라는 질문에도 “네”라고 했다.

김성수는 ‘한 달 전 범행 당시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한 후 “네”라고 답했다. ‘다른 선택을 하겠냐’고 취재진이 재차 묻자 “네”라고 했다.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신모(2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성수에 대해 감정유치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지난달 22일 그를 공주치료감호소로 보내 정신감정을 받도록 했다.

정신감정 결과 김성수는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법무부는 지난 15일 밝혔다.

김성수에 대한 정신감정을 마친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21일 검찰에 넘기며 김성수 동생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경찰이 김성수 동생의 공범 여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자 유족은 김성수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 김성수의 동생이 신씨를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며 동생을 살인죄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이헌의 김호인 변호사는 “부검결과 신씨에게서 얼굴 정면에 찔린 상처가 있고 뒤통수와 뒷덜미 부분에 집중된 다수의 상처가 발견됐다”며 신씨가 김성수가 휘두른 흉기로 사망에 이른 건 김성수 동생이 신씨를 잡고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김성수 답변.

-심신미약이 아니라고 결정났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죄송합니다"

-동생이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동생 혐의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동생이 뒤에서 피해자 잡고 있을 때부터 흉기 사용했나요?
"아니요"

-아닌가요?
"네"

-쓰러지고 나서 흉기를 사용하셨나요?
"네"

-동생이 공범이 아니라는 생각엔 변함없나요?
"네"

-한 달 동안 감호소에서 어떤 생각 많이 하셨는지?
"죄송합니다"

-한 달 전으로 범행 당시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하실 건가요?
"잘 모르겠어요…. 네"

-다른 선택을 하실 건가요?
"네"

-유족들에게만 한 말씀만.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정확히 해주세요.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한 달간 반성 많이 하셨어요?
"네"

-간단한 심경 말씀해주세요. 후회되시나요?
"네"

-왜 이렇게 잔혹하게 범행을 하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안 나세요?
"네"

한편 네티즌은 김성수의 이날 인터뷰 태도를 놓고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가 눈을 제대로 뜨지 않은 모습 등이나 건성으로 대답하는 태도를 보여서다. 한 네티즌은 “‘당시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제일 먼저 나온 말이 ‘잘 모르겠어요’라는 건 (김성수가) 반성을 안 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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