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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밤 채우는 러시아 서정 음악

중앙일보

입력

23일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할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23일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할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두 명의 러시아 거장의 작품이 한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러시아 혁명을 경험하고 미국으로 망명한 공통점이 있는 두 작곡가, 프로코피예프(1891∼1953)와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작품을 정치용 지휘자가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선보인다. 2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러시안 나잇’ 공연에서다. 연주곡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다.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원래 한 악장의 콘체르티노(Concertino)로 만들어진 곡이다. 프로코피예프는 1917년 이 곡을 3악장 형식의 협주곡으로 다시 완성했다. 그 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할 계획이었지만 10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무산됐고, 결국 프로코피예프는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가게 된다. 초연은 1923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이뤄졌다. 서정적이고 투명한 질감과 선명한 형식미가 특징이다.

프로코피예프.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프로코피예프.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이번 공연에서 바이올린 협연은 양인모가 맡았다.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인모니니(양인모+파가니니)’로 불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다.  헝가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이 브람스 협주곡을 초연할 때 사용했던 바이올린, 1714년 스트라디바리우스 ‘요아힘-마’로 연주한다. 이미 두 차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 경험이 있는 그는 “프로코피예프 1번 협주곡을 연주할 때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서 환상적이고 신비한 표현이 담긴 샤갈의 그림처럼 프로코피예프는 조금은 별나고 묘한 캐릭터를 곁들여 너무나도 아름답게 이 곡을 채색했다”고 묘사했다.

라흐마니노프.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라흐마니노프. [사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은 유연하게 흐르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풍부한 서정성으로 라흐마니노프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가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 직후 불안정한 국내 정세를 피해 독일 드레스덴에 머물던 중에 만들어졌다. 190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지휘하며 초연했다.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세 개의 교향곡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작품의 성공으로 첫 번째 교향곡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차이코프스키와 함께 러시아 대표 작곡가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곡은 주요 테마와 모티브를 재활용함으로 곡 전체를 통일감 있게 끌어가고 있으며, 슬프고 매력적인 선율로 인해 ‘러시아 서정 교향곡(Russian Lyric Symphony)’로 불리기도 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23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러시안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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