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상곤 딸 담임이 숙명여고 교무부장” 의혹 제기했다 사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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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호 11면

자유한국당이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의 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가 2시간 만에 철회하고 사과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도는 루머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벌어진 촌극이었다.

김성태, SNS 루머 그대로 옮겼다가 #사실무근 밝혀지자 2시간 만에 철회 #김용태 ‘박원순 딸 전공’ 의혹도 제기 #조국 “개입한 실세 누군지 밝혀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의 자식을 담임교사로 책임졌던 분이 이번 숙명여고 쌍둥이 딸의 아빠라는 의혹이 제보됐다”며 “이 내용이 SNS에 돌고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김용태 사무총장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사무총장은 “숙명여고 사태의 당사자, 김 모 교사가 얼마 전 사퇴한 김 전 부총리 딸의 담임이었다는 것이 현재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이길 바란다”면서도 “SNS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판단해 본다면 이것이 정말 단지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난달 말부터 “숙명여고 사건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해당 교사가 김 전 부총리의 딸의 담임이기 때문이다” 등의 글이 돌았다.

하지만 이날 김 총장이 제기한 의혹은 김 전 부총리의 둘째와 셋째 딸이 숙명여고에 다닌 것 외에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부총리는 입장문을 내 “둘째와 셋째가 숙명여고를 배정받아 다녔지만 최근 구속된 교무부장을 담임으로 만난 적이 없다”며 “온라인상에 떠도는 가짜뉴스를 공당 지도부인 고위 당직자가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공개석상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기자 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문자메시지는 “오늘 김상곤 전 부총리 딸에 대한 SNS상의 의혹을 사실관계 확인 없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김 전 부총리와 그 따님 그리고 숙명여고 김 모 교사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SNS상의 의혹에 대해 당에 여러 제보가 들어왔고 SNS상에서 이와 같은 의혹들이 있음을 확인하고 공개석상에서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지만, 사실관계 확인에 소홀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김용태 총장의 주장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반박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 총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녀가 서울대 미대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서울대 법대로 전과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당시 서울법대 교수는 지금 이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인 분이라고 하는 것도 지금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서다. 그러자 조국 수석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 정권의 실세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적시해주길 바란다”며 “박 시장의 딸은 2006년 2월 전과하였는데 나는 2005년 8월~2006년 6월 미국 하버드-옌칭 연구소에 방문학자로 머물렀으며, 전과과정에 일절 개입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원내대책회의는 국회판 가짜뉴스 공급처인가”라며 “가짜뉴스가 유포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김 원내대표는 김 사무총장만 총알받이로 내세우지 말고 가짜뉴스 유포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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