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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압록강 위화도에서 비밀리에 석유탐사”

중앙일보

입력

압록강철교와 위화도 [중앙포토]

압록강철교와 위화도 [중앙포토]

북한이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사이 압록강 한가운데에 있는 위화도에서 북한이 비밀리에 원유 탐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RFA 인터뷰에서“북한이 위화도에서 석유 탐사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비밀리에 진행하다 보니 아직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짐작되어 탐사가 이루어지는 지역은 위화도의 압록강 상류 방향인 상단리 지역”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961년 위화도를 신의주 행정구역으로 편입시키면서 압록강 상류 방향은 신의주시 상단리, 하류 방향은 하단리로 명명했다.

소식통은 “석유 탐사가 약 1주 전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탐사는 중국의 장비와 기술자가 동원돼 합동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탐사 대상 지역 주민들이 현장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통제받고 있다”며 “대다수 주민은 통제구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할 뿐 석유 탐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둥의 다른 소식통은 “용천군이나 신도군(황금평) 등에 석유가 매장돼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은 꽤 오래된 일”이라며 “그때마다 중국의 기술자들이 동원돼 법석을 떨었으나 석유가 나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위화도에서 석유탐사를 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석유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석유 매장 여부를 여러 번 조사했으나 한 번도 채굴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기술자들이 석유 매장 여부를 정직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소문만 무성했다”며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유전의 석유 맥이 신의주 지역과 연결돼 있어 신의주 유전만 개발되면 다칭유전의 석유가 빨리 고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8년 11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평양이 기름 위에 떠 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북한 기름을 들여오기 위한 파이프라인 가설작업을 곧 시작하겠다”며 북한의 석유 부존(賦存) 가능성을 확신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1997년 북한은 일본에서 ‘조선유전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석유 부존 가능성을 설명했다. 공개한 내용이라고는 하루에 45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유전을 하나 발견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하지만 영국 지질학자 마이크 레고는 2015년 석유 분야 지구과학 전문지 ‘지오엑스프로’를 통해 ‘북한 석유 탐사와 잠재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고는 “북한 육지와 바다에 원유와 천연가스가 존재한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며 “북한에서 원유와 가스의 상업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울 지경”이라고 썼다. 그는 북한에 매장된 석유를 40억~50억 배럴로 추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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