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공산권과「호텔 합작」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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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 기업들의 대 공산권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특히 호텔 합작건설 사업이 가장 활기를 띠고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 그룹은 소련 모스크바에 객실 4백개, 총 투자액 8천만 달러 규모의 합작호텔 건립(대우 49%, 소51%)을 소련의 인투리스트사와 추진 중이며 지난 2일 내한했던「실로브리프」모스크바 부시장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한데 이어 다음달 중 가계약단계까지 진전시킬 예정이다.
또 지난해 12월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3백50실, 투자액 9천만 달러 규모의 합작 호텔 건립(대우50%, 헝가리 50%)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세인트스테판사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대우는 이밖에 아프리카 북서부외 사회주의 국가인 알제리수도 알제에도 호텔합작사업 (3백87개 객실, 투자액 6천3백만 달러, 대우49%, 알제리 51%)을 추진 중인데 이미 올1월 건립에 착공, 오는 91년 4월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 1월말 소련의 관관 여행 공사인 인투리스트사로부터 소극동의 나홋카 항에 4백개 객실규모의 호텔합작을 제의 받고 다음달쯤 삼성 종합건설·호텔 신라·삼성물산 등 관계사 임원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모스크바 크렘린궁 주변의 호텔 사업도 이 조사단을 통해 진전시킬 것으로 알러졌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27일 한국을 방문했던「프로코포브」소 국영 무역 출판사 사장 등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모스크바에 건립 예정인 무역센터 내에 1만평 규모의 호텔 건립을 제의받고 빠르면 내달 중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의 조중건 사장도 지난 16일 방한 중이던 소련의「가브리니」체육성 차관으로부터 관광호텔 합작을 제의 받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호텔 합작 추진이 늘고있는 것은 이들 국가의 외환 부족을 고려할 때 우리측으로서는 현금 회전이 빠른 호텔이 합작에 유리하기 때문이며 사회주의국가들로서는 잇단 개방조치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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