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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마라톤 국내 1위' 최민용 "해발 2200m에서 한 주 200km 달렸더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서울 잠실~경기 성남 순환 코스에서 열린 2018 JTBC 서울마라톤에서 남자 국내부 1위에 오른 최민용이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4일 서울 잠실~경기 성남 순환 코스에서 열린 2018 JTBC 서울마라톤에서 남자 국내부 1위에 오른 최민용이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훈련이 참 힘들었다. 포기하지 않고 달린 결과가 나왔다"

4일 서울 잠실~경기 성남 순환 코스에서 열린 2018 JTBC 서울마라톤 국내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 2시간16분59초 만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용(24·코오롱)은 여름에 힘들게 소화했던 훈련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2년 전 대구국제마라톤에서 우승(2시간17분13초)한 뒤, 풀코스 완주조차 쉽지 않았던 그는 "훈련을 힘들게 한 효과가 나타났다. 함께 도와줬던 대표팀 동료 형들도 고마웠다"고 말했다.

최민용은 지난 6월 남자 마라톤대표팀 상비군에 포함돼 2달여간 미국 콜로라도의 고지대 훈련을 소화했다. 해발 2200m 고지대에서 진행한 훈련은 힘들었다. 평일 30㎞, 주말엔 40㎞씩 한 주에 200㎞를 달리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했다. 달리면서 숨쉬기조차 힘든 환경 속에서 최민용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두달 가량 훈련하면서 최민용은 더 단단해졌다. 지난 8월 대관령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7분10초를 기록하면서 정상에 올랐던 그는 JTBC 서울마라톤에서도 힘을 냈다. 35㎞ 지점까지 유치웅(삼성전자)과 혼전을 벌였던 그는 순간적으로 앞으로 치고나가면서 차이를 벌렸다. 국내 선수 중에 가장 먼저 들어온 그는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그는 "훈련 과정에서 잔부상도 있고 많이 힘들었다. 후반에 독주하다시피 하면서 페이스가 떨어진 감이 있었지만, 마무리를 잘 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육상 중장거리 선수였던 최민용은 대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토너였던 아버지 최장섭(58) 씨의 영향을 받고 마라토너로서의 꿈을 키웠던 그는 하프마라톤 등을 통해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잔부상 등으로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선 원했던 성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졸업 후 실업팀 코오롱에 입단한 최민용은 김재룡 감독, 지영준 코치 등 올림픽, 아시안게임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들의 지도를 받은 그는 지난 2월 경기국제하프마라톤과 8월 대관령하프마라톤에서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 이어 실업팀 입단 후 마침내 JTBC 서울마라톤을 통해 풀코스에서도 국내 정상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마라톤 입문 후, 최민용은 탄수화물을 끊을 만큼 독하게 훈련했다. 그는 "자기 몸관리가 가장 중요하더라. 절제하면서 하고 싶은 거 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달리기 외에도 코어 운동 등 몸을 기르기 위한 훈련도 집중했다"고 말했다. 아직 20대 중반인 그가 달성해내기 위한 목표는 무궁무진하다. 당장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마라톤의 희망을 남기는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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