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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대 부진하던 한동민이 끝냈다…SK 한국시리즈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할대로 부진하던 '넥센 킬러' 한동민(SK 와이번스)이 연장 10회 말 끝내기 홈런으로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결정했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11-10으로 이겼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한 경기는 11시24분에 끝났다. 4시간 54분이 걸렸다. 이는 플레이오프 최장 경기 시간이다.

10회말 무사에서 SK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0회말 무사에서 SK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SK는 리버스 스윕(2패 후 3연승)을 노리는 넥센을 상대로 선제점까지 내주며 0-3으로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6회 말 제이미 로맥의 동점 스리런포와 최항의 역전 3타점 2루타로 6-3으로 대역전극을 썼다. 그러나 8회까지 9-4로 앞서있던 SK는 9회 초 3안타와 2루수 강승호의 실책으로 7-9까지 추격을 당했다. 그리고 넥센 박병호가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분위기를 가져온 넥센은 10회 초에도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선두타자 임병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민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역전타를 날렸다. 그러나 SK는 10회 말 김강민의 동점 홈런, 한동민의 끝내기 솔로포로 한국시리즈행을 결정했다. 이로써 SK는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5회까지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SK 선발 김광현과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아 0-0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6회에 양 팀이 실책을 하면서 균형이 와르르 깨졌다.

6회 초 김광현을 상대로 넥센 송성문이 볼넷, 서건창이 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2루에서 4번 타자 박병호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나온 제리 샌즈는 평범한 땅볼을 쳐 병살로 처리하기 충분했다.

그런데 3루수 최정이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2루로 던지지 못하고, 1루로 던져 타자 주자인 샌즈만 아웃시켰다. 최정의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2루 주자까지 잡았다면 이닝이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SK는 넥센에게 2사 2,3루 기회를 만들어줬다.

김광현은 후속타자 임병욱과 대결에서 차분하게 헛스윙을 연속 유도해 0볼-2스트라이크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임병욱은 3구째 슬라이더는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받아쳐 담장을 때리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넥센이 2-0으로 앞서갔다.

결국 김광현은 강판됐다. 그런데 바뀐 투수 김태훈이 폭투를 범하면서 2루 주자 임병욱이 3루를 지나 홈을 밟았다. 어느새 점수는 3-0, 3점 차로 벌어졌다.  김광현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101구를 던져 5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넥센도 바로 6회 말에 똑같은 실수를 했다. 브리검은 SK 선두 타자 김강민에서 안타를 내줬다. 이어 한동민이 땅볼을 쳐 2루수가 잡아 유격수와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가능해 보였다.

6회말 SK 공격 1사 1·2루 상황에서 SK 로맥이 홈런을 친 뒤 기뻐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6회말 SK 공격 1사 1·2루 상황에서 SK 로맥이 홈런을 친 뒤 기뻐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2루수 김혜성이 2루에 있는 유격수 김하성에게 송구를 높게 하는 실책을 범했다. 그 사이 1,2루 주자는 전부 살았다. 2사가 될 것이었는데 무사 1,2루가 된 것이다. 브리검은 3번 타자 최정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4번 타자 제이미 로맥에게 왼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점수는 3-3이 됐다.

SK는 계속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2사에서 김동엽이 안타를 치자, 넥센은 투수를 한현희로 교체했다. 한현희가 김성현, 강승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해 만루가 됐다. 결국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강속구 투수 안우진을 올렸다.

그러자 SK도 9번 허도환 대신 최항을 타석에 세웠다. 최항은 안우진의 시속 143㎞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렸다. SK는 6-3으로 역전했다. 최항은 '거포' 최정의 동생으로 올해 98경기에 나와 타율 0.293,7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은 올해가 첫 경험이다. 지난달 31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대타로 나온 후 이틀 만에 다시 대타로 나와 팀을 구하는 역전타를 날렸다.

8회까지 9-4로 앞서 있던 SK는 9회 초 대거 5실점했다. 특히 2사에 2루수 강승호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박병호의 동점 투런포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SK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전까지 타율 0.125로 부진했던 한동민이 대망의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이날 한동민의 유일한 안타였다.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한 한동민은 5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8회 말 1사 1루에서 SK 김강민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8회 말 1사 1루에서 SK 김강민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는 SK 중견수 김강민이 선정됐다. 김강민은 기자단 투표 총 65표 중 40표를 받았다. 타율 0.429(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로맥이 19표, 김광현이 2표를 받았다. 그 외 강승호, 산체스, 최항(이상 SK)이 각 1표를 기록했다. 넥센의 고졸 신인 투수 안우진도 1표를 받았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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