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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빠르고 수수료 낮은 블록체인…한국시장 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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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스라엘의 차세대 블록체인 기업 코티의 샤하프 반 게펜 대표(CEO).  첫 만남에서 한글로 된 명함을 건냈다. 그는 다음달 안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이스라엘의 차세대 블록체인 기업 코티의 샤하프 반 게펜 대표(CEO). 첫 만남에서 한글로 된 명함을 건냈다. 그는 다음달 안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만 10년이 흘렀다. 2008년 10월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9페이지짜리 논문을 통해 블록체인을 세상에 소개했다. 그간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시장은 논란 속에서도 급등락을 거듭하며 성장해왔다. 암호화폐를 만드는 시스템인 블록체인 기술은 이제 금융산업은 물론 사회 전 분야에서 탈중앙화된 세상을 열어줄 혁신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계 역시 적지 않다. 결제지연과 높은 수수료 등은 암호화폐가 현재의 화폐를 대신할 수 있는 결제수단으로 성장하는데 장애요인이다. 거래소가 뚫리는 소동도 여러 차례 일어났다. 이 때문에 세계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은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스라엘에서 만난 샤하프 게펜 대표 #차세대 블록체인 스타트업 코티 #암호화폐 단점 줄여 환불도 가능 #IOC 아닌 일반 투자로 170억 받아 #트렌드 선도 한국시장에 내달 첫 지사

지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현지에서 만난 차세대 블록체인 스타트업 코티의 샤하프 바 게펜(41) 대표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코티는 결제시간 지체, 비싼 수수료 등 기존 암호화폐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게펜 대표는 주장한다. 코티는 다음달 한국지사를 열 예정이다. 코티의 첫번째 외국시장이다.

 -코티는 무엇이고, 장점이 뭔가.

“세계 최초의 분산 컴퓨팅 프로토골에 기반한 차세대 블록체인라 할 수 있다. 결제수단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블록체인을 재발명한 것이라 보면 된다. 비트코인은 결제수단으로서 단점이 있다. 수수료도 비싸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온라인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것은 현금을 편지봉투에 넣어서 보내는 것과 같아 반품이나 환불도 불가능하다. 이더리움 등 2세대 암호화폐들도 여전히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코티다. 기존 블록체인(암호화폐)과 달리 결제 수수료도 매우 낮고, 결제시 시간지체도 거의 없다. 환불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왜 한국에 첫 지사를 내나.

“한국은 블록체인에 아주 뛰어난 환경이다. 암호화폐의 거래량이나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시장을 첫 대상으로 삼았다. 전자지갑은 물론 직불카드ㆍ카드 단말기 등 한국의 기존 금융결제 시장에 코티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기존 단말기에서도 실물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 등 여러 한국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시장에 적지 않은 문제도 일으키는데.

“어떤 기술이든 양면이 있는 거다. 불을 통제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태우지만, 통제할 수 있다면 맛난 요리를 할 수 있다. 무기가 나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면 수많은 사람을 죽이지만, 반대의 경우엔 안보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나는 2013년에 인터넷을 서핑하다 우연히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게 됐다. 첫눈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스마트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땐 안타깝게도 투자할 기회를 놓쳤다. 2016년에서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에 투자를 했다.“

-투자는 좀 받았나

“기존 투자방식으로 1500만 달러(약 170억원)를 모았다. 조만간 또 1500만 달러를 더 투자받을 계획이다. 여타 블록체인이 하는 방식인 ICO(가상화폐공개)가 아닌 일반적인 투자 방식이다. 전통적인 기업들이 코티의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코티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고교를 졸업하고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이스라엘에서는 최우수 학생이라야 전투기 조종사로 지원할 수 있다.) 8년 동안 이스라엘 공군에서 F-15 전투기를 몰다가 소령으로 예편했다. 텔아비브대학에서 컴퓨터 등을 전공했고, 2003년에 학생들을 위한 인터넷쇼핑몰을 만들었다. 2006년에는 모바일마케팅 회사를 창업했다. 둘 다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코티는 지난해 초 시작했다. 적잖은 불록체인 회사 대표들이 기술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이다. 갑자기 굴러들어온 큰 돈 앞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나는 기존 인터넷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블록체인 회사를 만들었다.”

샤하프 바 게펜 코티 대표

1977년생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F-15)로 군 복무. 소령 예편

텔아비대 컴퓨터공학 전공

2003년 학생용 인터넷쇼핑몰 창업

2008년 모바일 마케팅사 WEB3창업

2017년 1월 코티 설립

텔아비브(이스라엘)=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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