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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살겠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위기 몰린 로마 첫 여성시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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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이탈리아 로마 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7일 이탈리아 로마 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민들이 도시 인프라 구축 미비 및 원인 불명 사건·사고 속출에 대한 불만으로 거리로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로마 시민들이 27일(현지시간) 열악한 거주 여건과 악화된 치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고 로마 시청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고 28일 보도했다. BBC는 이날 시위에 8000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고 추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민들은 '라지 시장, 포트홀(도로 파임 현상)이 당신을 삼킬 것', '로마는 '이제 그만'이라고 말한다", "라지는 시장으로 부적합하다"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청 앞에 모였다. 시위대는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도 외쳤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 [중앙포토]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 [중앙포토]

이탈리아의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인 라지 시장은 2016년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그는 거대한 정치적 의제보다는 아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로마를 만들겠다며 생활밀착형으로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인사 난맥상과 내부 갈등으로 도로 관리, 쓰레기 수거, 빈약한 대중 교통 등 기존의 시급한 현안은 해결되지 않았고 시민의 불만도 커졌다.

심지어 라지 시장은 시장 취임 초반 단행한 인사와 관련해 위증을 한 혐의로 재판까지 받고 있다.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사건에 대한 선고에서 만약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는 더욱 거센 사퇴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은 "로마는 충분하다고 말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줄어드는 로마시민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은 "로마는 충분하다고 말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줄어드는 로마시민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시청 광장에서 한 시민이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시청 광장에서 한 시민이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로마는 최근 파산 위기에 몰린 쓰레기수거 공기업인 AMA 노조의 파업으로 곳곳에서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가 넘쳐난다. 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오작동을 일으켜 축구팬 20여 명이 부상을 입는가 하면, 달리는 버스에서 불이 나는 등 사고도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19일엔 16세 소녀가 약물에 중독된 채 난민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버려진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일도 발생해 치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장은희 기자 jang.eunhe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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