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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대책 약발 …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8주 연속 둔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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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호 17면

26일 인천시 서구 SK리더스뷰 모델하우스에 시민들이 전시 주택을 보려고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26일 인천시 서구 SK리더스뷰 모델하우스에 시민들이 전시 주택을 보려고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8주 연속 둔화됐다. 26일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은 0.11% 올라 한주 전(0.1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지난 8월 마지막주 0.57%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두 달 가까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축소되고 있다. 도봉(0.23%), 중구(0.23%), 양천(0.22%), 노원(0.21%), 강서(0.20%), 성동(0.19%), 관악(0.17%), 강남(0.16%), 구로(0.15%), 용산(0.14%), 은평(0.14%) 등의 순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다.

10월 넷째주 상승률 0.11% 그쳐 #매수자와 매도자 눈치싸움 이어져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 #가을 이사철인데 전세값도 안정세 #신규 아파트 청약 열기는 식지 않아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싸움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가격 움직임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대출 규제가 강력해지면서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에 몰렸던 부동자금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빠르게 올랐던 호가도 일단 상승세가 멈췄다. 서울 일부 단지에서 부동산 대책 전보다 수천만원 호가를 낮춘 매물도 등장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아파트 84㎡(전용면적)가 1억원 가량 호가를 낮춰 16억원에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강남 간판급 재건축 추진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경우 101㎡(공급면적) 호가가 한때 18억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6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업체 김모 대표는 “두 달새 1억~2억원 가량 가격을 낮춘 물건은 나오지만 집을 보러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주택가격 주요 지표인 전세가격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라 역대 10월 상승률로는 2011년(0.13%) 이후 가장 낮다. 조성근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갭투자는 물론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이사 수요가 줄면서 가을 이사철임에도 전세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넷째주 서울의 전셋값은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조 연구원은 “특히 서울은 올 하반기 2만5000여 가구 입주가 예정돼 전세 물량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체된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서울 서남부 끝자락인 구로 항동지구에도 청약통장이 몰렸다. SH공사가 지난달 항동지구에 분양한 ‘항동 하버라인 2·4단지’ 청약경쟁률이 5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쏟아져 청약 쏠림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달 서울 6358가구를 포함해 전국 분양 물량은 약 4만4000가구에 이른다. 이 중 ‘디에이치’ 브랜드로 바뀐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와 래미안 간판을 달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에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말 분양 예정인 서초구 우성1차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4400만원대로 정해지면서 주변시세보다 저렴해 다시 한번 ‘강남 로또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김연화 팀장은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기존 주택은 가격 조정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가격이 오를 여력이 큰 청약 시장에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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