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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2살 손자 통장 2000만원' 묻자 "차비 모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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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안경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안경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차비 같은 걸 준 게 그런 걸 모은 것 같습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차비를 2000만원씩 가까이 줘요. 두 살짜리한테?”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

23일 자정을 넘겨 이틀간 진행된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위장 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등과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만 2세 손자에게 예금 2200만원이 있는 것을 두고 조 후보자가 “차비를 모은 것”이라고 답해 논란이 벌어졌다.

손자 예금의 출처를 묻는 말에 조 후보자는 “저와 직계가족이 준 차비 등을 모은 것”이라고 답하자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2살짜리가 차비와 용돈을 받아서 저금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고 쏘아붙였다.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상식적인 답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른바 ‘손자 차비’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24일 입장문을 내고 “후보자의 손자 예금은 외할머니·부모·친척과 다수의 지인이 준 돌 축하금, 세뱃돈 등을 약 3년 동안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시에 고액의 돈이 예치된 것이 아니라 100여회에 걸쳐 소액으로 받은 축하금·용돈 등이었다”며 “후보자가 이를 설명하다가 ‘차비 같은 것’으로 잘못 발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근로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하기 전 조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한국당 소속 환노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 후보자에 대해 “국민과 국회를 기만한 꼼수의 달인”이라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조 후보자 청문 보고서는 26일까지 채택돼야 한다. 한 의원은 “26일이 지나고 청와대가 다시 한번 채택을 요청하고 안 되면 임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청와대도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하고 원내대표도 야당을 설득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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