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권 '경영권 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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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증권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현 경영진인 강찬수 회장 측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26일 서울 여의도 서울증권 본사에서 열린 주총은 강 회장 측과 경영권을 노리는 한주흥산 측의 팽팽한 신경전으로 예정 시간보다 3시간 늦게 열렸다. 양측이 소액주주에게서 받은 위임장이 워낙 많아 이를 입력하는 데 시간이 걸린 데다 중복 위임장 문제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한주흥산 측의 경영권 도전에 반발해 온 서울증권 노조는 주총 내내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주총의 핵심 안건인 이사 선임에서는 위임장 표 대결에서 강 회장 측이 6대 4로 앞서 다소 싱겁게 끝났다. 강 회장 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 노응욱, 강진순 본부장과 사외이사 후보 김병국 고려대 교수 등 7명이 모두 이사로 선임됐다. 한주흥산이 추천한 이용만 전 재무장관 등 세 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선임되지 못해 한주흥산의 이사회 진출은 무산됐다.

강 회장 측은 그러나 사외이사 임기를 현재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려는 정관 변경안을 스스로 철회했다. 한주흥산 측은 "사외이사 임기 연장은 현 경영진의 경영권 독점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었다.

주총이 끝난 뒤 한주흥산 측은 "이사회 진출이 무산돼 아쉽지만 당초 사외이사 임기 연장 철회를 목표로 했던 만큼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이 일단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로 종결됐지만 양측의 갈등은 언제라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애널리스트는 "강 회장의 지분이 5.12%로 취약한 데다 현재 지분 5%를 확보한 한주흥산 측이 곧 금융감독원에 지배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한 뒤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영권 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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