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회이전프로젝트] "비싼 월세로 돈 모으기 힘들어"...서울살이 포기하는 젊은이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억4000만원 전세에 이 정도 집에 산다는 게 억울해요.”

부산에서 올라와 경희대에 재학 중인 23세 여성 이장원 씨는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집값도 너무 비싸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만 하더라도 집값이 합리적인 편에 속하지만, 서울에서는 평수가 그리 넓지 않은 집을 구하는데도 원하는 가격대에 괜찮은 집을 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 살던 곳이 재개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거주지를 옮겨야 했어요. 하지만 근처에는 이사를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한정적이었고, 원하는 매물로는 일주일에 집이 한 채 나올까 말까였죠.”

재수로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 이장원 씨는 서울 취업을 꿈꾸지 않는다. 지나치게 비싼 집값 때문에 거주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면서 서울에서는 돈을 모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서울에서는 5~6평짜리 방의 기본 월세가 50만원입니다. 대졸 평균 임금이 연봉 3000만원인 현실에서 서울에 거주하면서 돈을 모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기업이 아니라면 부산에 내려가서 부모님과 사는 것이 낫죠.”

이장원 씨는 서울의 비싼 집값을 해결하려면 국가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의 과밀화 현상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국가 제반 시설도 서울에 집중될 필요가 없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인 성장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이때까지의 불균형을 이제는 시정해야 합니다.”

“서울시에 있는 편리함이 과밀화로 인해 겪는 불편함보다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고, 결국 서울이 과밀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20년 동안 거주했던 30세 남성 A 씨 또한 서울의 과밀화 문제를 지적하였다. A 씨는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청소년 때 이사를 왔다. 처음 이사도 교육 인프라를 고려하여 결정한 것이었다. A 씨는 강남 소재 학교의 교육열이 다른 지역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학원도 밀집되어 있어 어느 지역보다도 교육 인프라가 가장 발전하였다고 말했다. “강남에 거주하면서 원하는 학원을 갈 수 있었기 때문에 혜택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학능력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주말이나 공휴일, 명절이면 더 좋은 교육 인프라를 찾아 지방에서 강남 8학군과 대치동에 위치한 학원의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 올라오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서울, 특히 강남은 공교육과 사교육을 모두 아울러 교육 인프라가 가장 집중되어 있고, 이러한 현상은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며 서울의 인구 밀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저는 서울에 계속 살 생각입니다. 서울에 모든 인프라가 밀집되어 있고, 다른 지방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서울로 모여든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방이 더 발전하고 인프라가 구축되어 사람들이 살기 편해진다면 지방으로 갈 수도 있죠.”

A 씨 또한 서울의 과밀화와 이러한 과밀화로 나타나는 문제들에 공감하고 있었으며 지역 균형 발전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인구는 현재 986만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밀도는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과밀화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과밀화된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그동안 정부의 중앙집권적인 개발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과밀화가 심각해졌고, 이는 곧 지방 소멸론으로까지 이어졌다. 과밀화된 도시에서 시민들은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이러한 문제는 과밀화가 해소되지 않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김연진·이건영·임재연(경희대 정치외교학과 3) 국회이전프로젝트 대학생 서포터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