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입대 앞둔 천재 송유근 "내 나라선 뭘 해도 안티…슬프지만 해외서 연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살에 대학에 입학한 아이큐 187의 ‘천재소년’ 송유근씨. [중앙포토]

8살에 대학에 입학한 아이큐 187의 ‘천재소년’ 송유근씨. [중앙포토]

8살에 대학에 입학한 아이큐 187의 ‘천재소년’으로 유명했던 송유근(21)은 “오는 12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송유근은 21일 SBS ‘SBS 스페셜’에서 이같이 말하며 “군대라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 만큼 나도 나라를 지키고 싶다. 당연한 의무라 생각한다.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 입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대학생활에 대해 “걸어다니는 게 정말 힘들었다. 강의실마다 이동하는 것이 고역이었다”며 “과학을 재밌게 다가가고 즐기면서 접근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2년 만에 대학생활을 끝낸 이유를 밝혔다.

‘천재소년’ 송유근이 지난 6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졸업을 위한 박사학위 논문 최종 심사에서 불합격하고 올 10월 현역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중앙포토]

‘천재소년’ 송유근이 지난 6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졸업을 위한 박사학위 논문 최종 심사에서 불합격하고 올 10월 현역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중앙포토]

키 180㎝의 스무 살 청년이 된 그는 만 6세의 나이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했다. 단숨에 초중고 과정을 뛰어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에 대학생 형 누나들과 함께 캠퍼스를 누비며 국내 최연소 대학생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인생의 막다른 갈림길에 섰다. 그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이 아닌 ‘논문 표절’과 ‘박사학위 취득 실패’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현재 일본에서 입대 전 연구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만난 송유근은“가슴 아프지만 내 나라에서는 내가 어떤 것을 하더라도 안티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해외에서 연구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그때 논란이 있었던 연구를 하고 작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천문학회에서 발표했는데 학자 두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다”라고 말했다. 또 “1년 반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2005년 인하대 2학기 수시모집에 국내 최연소 대학생으로 합격한 8살의 천재소년 송유근군이 10월 24일 합격증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5년 인하대 2학기 수시모집에 국내 최연소 대학생으로 합격한 8살의 천재소년 송유근군이 10월 24일 합격증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현재 ‘오카모토 방정식’의 신화를 만들어낸 오카모토 명예교수와 새로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오카모토 명예교수는 송유근을 공동 연구자로 일본 국립천문대에 추천한 사람이다. 이 교수는 송유근에게 “가능 충분한 청년을 망가뜨리는 것은 한국에서도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정신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서포트가 필요하다면 나는 전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유근은 오카모토 교수에게 “한국에서는 멘토나 동료를 찾는 것이 힘들었다. 정말 감사하다. 한국말의 ‘감사하다’는 말에는 존경의 의미도 담겨있다. 다시 한번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유근은 “올 겨울에 군입대를 해야 한다. 입대 전까지 완벽한 2개 이상 논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군입대에 대해 “인생 최초로 전국의 또래 청춘들과 함께 뛰고, 함께 생활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나는 군대 생활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하나의 순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작은 소망을 전했다.

2007년 당시 송유근씨의 모습. [중앙포토]

2007년 당시 송유근씨의 모습. [중앙포토]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