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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파업 광화문 집회에 7만명 … 서울 출퇴근길 큰 혼란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8일 택시업계가 24시간 운행중단을 시작하면서 일부 시민이 출근길에 곤란을 겪었지만 우려했던 만큼의 ‘택시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퇴근 시간인 오후 7시 서울 종각역에서 종로 3가까지 거리에는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 4, 5명이 보였다. 서울 상계동에 산다는 김모(46)씨는 “출근이야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택시를 탈 수 있지만, 퇴근에 지각이 있는 건 아니라서 택시 걱정을 안 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지난 16일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카풀 크루’를 출시하고 운전자를 모집하자 이에 반발하며 24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의 경우 영업을 하는 전체 택시(서울 7만 대, 경기도 3만7000대, 인천 1만4000대) 중 절반 정도가 24시간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지역 참여는 저조했다. 강원도의 경우 도내 운행 택시 8000여 대 중 단 240대만 파업했고 전라도와 경상도 등도 택시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산의 경우 비번인 택시기사 1000여 명만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고 파업은 따로 하지 않았다.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서울에서만 2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여했고 경기도·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 7만 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의 택시 운전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현행법에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결국 30만 명의 택시종사자와 100만 명의 택시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 주장했다.

위원회는 ▶카풀 앱은 보험처리가 안 돼 범죄 등에 취약하고 ▶2016년부터 택시의 수요·공급 불균형 개선을 위해 진행하는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택시는 요금규제·안전규제 등 규제에 묶여 있지만 카풀 앱은 등록만 하면 바로 운행이 가능해 업종 간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카풀 앱을 포함한 유사택시 운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미 카풀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카풀의 장단점을 택시와 비교했다. 최근 카카오가 인수한 카풀 애플리케이션인 ‘럭시(LUXI)’와 ‘풀러스(Poolus)’의 이용자 후기를 보니 사람들은 “택시보다 저렴하다” “동네 친구가 생긴 기분이다” “다양한 차종을 탈 수 있다”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단점으로는 “드라이버와 라이더의 매칭이 어렵다” “갑자기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 등이 지적됐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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