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에 상황버섯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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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수해를 본 만성질환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상황 버섯을 무료로 제공하고 싶습니다."

국내에서 상황버섯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산시 금정구 선동 진성농원 전장환(48) 사장이 항암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버섯으로 태풍 '매미'수재민 돕기에 나섰다.

그는 19일부터 태풍 피해를 본 암.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 상황버섯을 무료로 기증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상황버섯은 한 사람당 2백g(시가 18만원). 이는 2개월 간 복용할 수 있는 량이다.

전 사장은 또 이날부터 수재민 돕기 기금마련을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황버섯 1㎏ 가격에 3㎏을 제공하고 있다.

전 사장은 이번 행사의 수익금 중 일부를 수재민 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전 사장이 수재민 돕기에 적극 나선 것은 '동병상련'의 정 때문이다.

전 사장은 진성농원 버섯 재배시설 일부가 이번 태풍에 지붕이 날아가는 등 파손돼 적지않은 피해를 보았다.

지난 18일까지 응급복구를 마무리 한 전 사장은 "수해를 당하고 보니 수해를 본 사람의 심정을 알 것 같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버섯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의 이웃 사랑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

전 사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암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기초생활 수급자 1천 여 명에게 상황버섯을 무료로 기증하고 있다.

전 사장은 "농장을 찾아와 버섯을 싸게 팔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버섯을 기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1차로 버섯 2백g을 기증한 뒤 복용자가 원하면 추가 기증도 하고 있다.

다만 최초 접수시 기초생활 수습자 증명서나 수급자 대상 의료보험증 등을 제시해야 한다.

전 사장은 직장암을 앓던 아내가 상황버섯을 복용하고 완치하면서 상황의 효능에 탄복, 1992년부터 인공재배 연구를 시작했다.

4년반 만에 참나무에 버섯 균사를 이식해 번식시키는 데 성공한 전 사장은 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버섯을 대량 수출하고 있다.

일본 수입업체는 진성농원 상황버섯으로 건강음료, 화장품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문의 080-469-2000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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