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검 중수부에 여성 수사관 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동료 및 후배 여성수사관들이 특별수사 분야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어느 분야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사람의 어깨는 무겁다. 1980년 4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창설된 지 24년 만에 첫 중수부 여성수사관이 된 박민자(36) 수사관도 그렇다.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에서 근무하다 23일 자로 중수부 중수1과로 발령받은 그는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수1과는 현재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과 금융브로커 김재록씨 사건 수사를 맡고 있다.

박 수사관은 1991년 10월 검찰수사관으로 임용된 뒤 실력을 인정받아 2000년부터 남성 수사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강력수사와 특별수사 분야에서 일해왔다. 2000년 인천지검 강력부에 배치돼 '판결문 위조 토지사기단 사건' '교통사고 은폐 경찰관 사건' '유흥주점 조세포탈 사건' '조직폭력배 상습투견도박 사건' 등 사회적 관심이 쏠렸던 수사에 참여했다.

200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로 자리를 옮겨서는 '굿모닝시티 사건' '대우건설 비자금사건' 등 대형 비리사건 수사에 가담했으며, 2004년부터는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에 파견돼 공적자금과 관련된 부실기업들의 비리수사 과정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박 수사관의 남편도 검찰 수사관이다. 그는 서울서부지검에서 근무 중인데 현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테러사건' 수사팀 소속이다. 공교롭게도 부부가 나란히 '뉴스의 중심'에 서있는 셈이다.

대검 중수부에 여성 수사관을 배치하자는 의견은 중수부장인 박영수 검사장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금녀지대'로 여겨졌던 중수부지만 시대의 변화에 딱라 치밀함이나 끈기 등 여성의 장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란다.

박 검사장은 "다음 인사 때 특수수사에 밝은 여성검사를 선발, 중수부에 배속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혀 중수부 여수사관에 이어 중수부 여검사도 빠르면 올해 안에 탄생할 전망이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