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융 당국 움직임도 바빠졌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글로벌 동향 및 금융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시장 담당 간부가 참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무역 분쟁 확산 우려 등 외생적 요인에 따라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외국인 자금이 빠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금융회사의 외화 유동성 등을 철저히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철저히 체크 #그린북서 ‘경제 회복’ 표현도 빠져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역시 “해외 요인 때문에 시장 심리 자체가 취약해져 있어 다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소지는 있다고 본다”며 “상황을 더 엄중하게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채권·주식·외환시장 추이와 외국인 자금 유출입, 세계 자금 이동 등 시장 동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점검)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한국과 밀접하게 연계된 중국, 아시아 신흥국을 면밀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경기와 관련해서도 10개월 연속 유지해왔던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낙관론을 버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10개월 연속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놨지만, 이번 달에는 그 판단을 버린 것이다.
세종=손해용 기자, 조현숙 기자 sohn.y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