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교통사고 응급차 출동 너무 늦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얼마 전 집에 있는데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다. 내다보니 트럭에 사람이 치여 쓰러져 있었다. 당장 119로 전화해 신고했더니 "사고를 낸 본인이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당장 출동할 수 없다"고 답하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사고를 낸 사람이 직접 병원에 데리고 갈 수도 있고, 당사자들이 신고한 것도 아닌데 괜히 출동했다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이 다쳐 누워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지자 "알겠다"며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결국 응급차량이 도착한 것은 사건 발생 20분이 지난 뒤였다.

사고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했고 10분 만에 순찰차가 도착하자 "119를 불러달라"고 부탁했고 그제서야 신고를 접수했는지 10분 뒤에 현장에 온 것이었다. 그동안 피해자는 머리와 팔을 다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소방공무원들이 박봉을 받으면서도 수고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생명을 의지하는 것을 안다면 좀더 성실한 자세로 근무해 주기 바란다.

김민정.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