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는 유노윤호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고 있다. 이른바 '유노윤호 세뇌법'이라고 불리는 이 말은 자기 자신을 다독거리기 위한 일종의 '주문'과도 같은 것으로 보인다. 그룹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32·본명 정윤호)는 데뷔 15년 차 베테랑 아이돌이지만,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성실한 이미지를 꾸준히 쌓아왔다.
'유노윤호 세뇌법'의 시작은 이렇다. 트위터에서 유노윤호의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유노윤호가 지난해 10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한 말이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안 좋은 '해충'은?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벌레는 '대충'이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진짜 너무 힘들어서 '나는 지치지 않는 유노윤호'라고 세뇌하면서 일했다"라며 "나는 유노윤호다. 살아있음에 매 순간 즐거움을 느낀다. 이런 역경 따위 가볍게 뛰어넘어주지"라고 적었다. 이 글은 트위터에서 3일 오전 기준 2만8000여회 넘게 '리트윗(공유)'됐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유노윤호' '나는 유노윤호다'가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글은 곧 많은 공감과 패러디를 끌어냈다.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또 다른 글들을 소개한다.
"나는 열정적이다=지금 하는 일이 행복하다=나는 지치지 않는다=이딴 역경 따윈 뛰어넘겠어→나는 유노윤호다"
"뭔가 너무 하기 싫고 귀찮을 때 '나는 유노윤호다. 열정 재벌이다'라고 하면 갑자기 의지 불살라서 다 할 수 있다. 우리 이제부터 이거 '정윤호 효과'라고 부르자"
유노윤호가 지난 3월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기상하자마자 바로 춤 연습을 하는 장면을 공유하면서 "새 아침이 밝았다. 나는 유노윤호다. 일이 많지만 나는 지지 않는다. 상사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나는 열정 만수르 유노윤호다"라는 글도 있었다.
많은 네티즌은 '월요병' 등과 같은 본인 앞에 닥친 일들을 걱정할 때 '나는 유노윤호다'라고 되뇌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유노윤호다. 한 달 동안 인터넷 강의 200개 넘게 들어야 한다" "나는 유노윤호다. 월요일 1교시다" 등과 같은 식이다.
한 네티즌은 "사람들이 월요일 진짜 견디기 힘든 것 같다"며 "유노윤호 글이 트위터에서 1만5000개가 넘는다"고 놀라워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네티즌은 "사람들이 10월부터는 유노윤호하게 살아 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는 유노윤호'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네티즌이 있는 반면 "대충 살자. 이미 유노윤호가 내 몫까지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라며 자포자기식인 농담을 하는 이도 있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