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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구글 여성 이사 늘어난다…캘리포니아주 "어기면 벌금"

중앙일보

입력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 알파벳 등은 추가로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게 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 알파벳 등은 추가로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게 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사회 여성 없으면 벌금 1억원 법 제정 #2021년까지 6명 중 3명으로 늘리기로 #"남성에 역차별" 일부선 볼멘 목소리도

페이스북·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이 3년 내 여성 임원을 추가로 뽑지 않으면 벌금을 내게 생겼다. 이들 본사가 위치한 미 캘리포니아가 주(州)내 상장회사들의 이사회 여성 비율을 강화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면서다. 경우에 따라 벌금은 최대 30만 달러(3억 3000만원)까지 늘어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2019년 말까지 이사회에 최소 여성 임원 1명을 뽑아야 하고 2021년까지 이사회 구성에서 여성 성비를 강화(5명일 땐 2명, 6명일 땐 3명 등)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라면 현재 여성 이사가 각각 2명인 페이스북과 알파벳은 벌금 대상이다. WSJ는 “이사회 구성원이 6명 이상인 이 기업들은 2021년까지 각각 세 번째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 이사회 내 여성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도록한 제리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AP=연합뉴스]

기업 이사회 내 여성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도록한 제리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AP=연합뉴스]

이 법안은 지난해 ‘미투 운동’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를 바꾸려는 취지다. 브라운 주지사는 “미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람들(여성)을 이사회에 포함해야 할 때”라고 법안 의의를 말했다. 내년부터 이를 어기면 해당 기업은 벌금 10만 달러(1억 1000만원)를 부과받고 반복적으로 어길 경우 30만 달러(3억 3000만원)까지 물게 된다.

이번 조치는 여성 이사가 단 한명도 없는 기업을 압박해 사내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대형 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SSGA)등이 해당된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한나 베스 잭슨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법안은) 여성뿐 아니라 우리 산업과 경제를 위한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사추세츠·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콜로라도주에서도 기업 이사회에 반드시 여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권고를 내린 바 있지만, 미국에서 구속력이 있는 법이 제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서치회사 이퀄라에 따르면 ‘러셀 3000지수’에 포함된 미국 기업 중 17%에 해당하는 기업 485곳은 이사회 구성원이 모두 남성이며, 이 중 86곳이 캘리포니아에 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중앙포토]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중앙포토]

이 법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캘리포니아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해당 법 때문에 기업이 이사회에서 일하고자 하는 남성을 거부하거나 이직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반발했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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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기업 내 성 평등을 위해 이사회 40%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여성 할당제를 추진했다. 이 법은 비상임이사가 60% 이상이 남성인 기업에선 여성을 우선적으로 이사로 선임하도록 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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