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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마켓랭킹] 커버송 여신 제이플라 ‘천만 팔로워’ 눈앞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이플라 구독자, 하루 1만4000명씩 늘어

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 유튜브에서 ‘커버뮤직의 신’으로 불리는 제이플라뮤직(본명 김정화)이 구독자 1000만 명 달성을 앞두고 있다. 국내의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가 1000만 구독자를 보유하는 것은 제이플라가 처음이다.

30일 유튜브 통계 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영상 크리에이터)는 제이플라였다<표 참조>. 제이플라는 이날 현재 948만여 구독자를 보유해 국내 유튜버 중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아이빅히트(ibighit·구독자 1746만 명)나 SM타운(1597만)처럼 방송사·연예기획사가 제작한 채널은 제외한 집계다.

제이플라뮤직 유튜브 화면 캡쳐. 이르면 10월 중으로 1000만 구독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제이플라뮤직 유튜브 화면 캡쳐. 이르면 10월 중으로 1000만 구독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제이플라는 록밴드 들국화의 보컬 최성원이 권유해 2011년 8월부터 유튜버로 활동했는데, 올봄 지난 7년간 부동의 1위였던 기타리스트 정성하(2위)를 제쳤다. 이후 하루 1만4000명가량, 매달 45만 명 이상 구독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20일 ‘Believer’를 발매해 주목도를 높이면서 이르면 10월 중으로 1000만 구독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순위에선 320위(음악 부문 116위)에 올라 있다.

커버뮤직은 유명 아티스트의 곡을 편곡하거나 재해석해 부르는 장르다. 제이플라는 감수성이 돋보이는 목소리, 빼어난 가창력과 곡 해석력 등을 높게 평가받는다. 그가 부른 영국 가수 애드 시런의 ‘Shape Of You’는 누적 페이지뷰가 1억9000만 건에 가깝다.

“해외서도 ‘먹방(Mukbang)’ 알아들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창구 중의 하나가 유튜브다. 장난감부터 춤과 음악, 반려동물까지 유튜브 영상으로 배우고 즐긴다. 유튜버도 크게 늘어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에 개설된 채널은 1만 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 100개 안팎의 상위 유튜버들이 수십만~수백만 구독자와 수억대 페이지뷰를 바탕으로 ‘소비문화 권력’으로 조명 받는다.

음악(댄스)과 뷰티·먹방·키즈는 국내 유튜버에게 ‘넘사벽’ 같은 콘텐트 4강이다. 외국인 구독자도 늘면서 ‘먹방(Mukbang)’은 이제 일반 명사로 통한다. 최근엔 여기에 반려동물이 더해지는 추세다.

제이플라를 비롯해 K팝의 초강세를 등에 업은 음악과 댄스 유튜버가 구독자 수 상위에 올라 있다. 4위를 차지한 웨이브야는 장은영·유선 자매로 구성된 여성댄스 듀오다. 두 사람은 “TV에 출연한 가수의 댄스를 따라 하는 게 유일한 취미였고, 그게 너무 좋아서 영상을 올렸다가 전업 유튜버로 나섰다"고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커버댄스 영상은 조회 수가 1억7000만 뷰에 이른다.

라온 리(8위)는 치위생사 출신의 이라온씨가 만든 음악 채널이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은혼’ 주제곡을 불러 유명해졌으며 게임 주제곡과 광고 음악에도 진출했다. 완성도 높은 영상과 믹싱 능력으로 국내보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포니신드롬은 뷰티·패션업계 ‘영향력 1위’

포니신드롬 유튜브 화면 캡쳐.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을 론칭할 정도로 유명하다.

포니신드롬 유튜브 화면 캡쳐.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을 론칭할 정도로 유명하다.

뷰티 크리에이터 중에는 포니신드롬(3위·박혜민)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에 10분 안팎의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면 금세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포니는 인스타그램과 중국 웨이보 등에서도 활약하면서, 국내 패션·뷰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구글코리아가 올 7월 선정한 ‘올해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먹방계에서는 밴쯔(5위·정만수)와 떵개떵(7위)이 수위 다툼을 하고 있다. 밴쯔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친구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한다”고 밝힌 것처럼, 매너 있는 먹방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식당에서 많이 먹기, 다양한 음식 조합하기 등으로 화제몰이를 한다. 떵개떵은 형 떵개(이민주)와 동생 개떵(이태군)이 함께 운영한다. 구독자 수에선 밴쯔(287만 명)가 최근 떵개떵을 역전했지만, 누적 조회 수에선 떵개떵(12억1536만 뷰)이 앞선다.

키즈 콘텐트 중엔 장난감·댄스·게임 등이 인기가 많다. 어썸하은(13위)은 SBS 예능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나하은양이 댄스 영상을 올리는 채널이다. 도티TV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초통령’으로 불리는 나희선씨가 운영한다.

벽안(碧眼)의 이방인이 한국 생활을 소개하는 영국 남자가 6위에 올랐다. 한국어를 전공한 영국인 조쉬와 촬영·편집 담당인 올리가 주인공이다. 허팝(11위·허재원)은 유튜브에서 ‘호기심 해결사’로 불린다. 콜라로 샤워하기, 거대한 초콜릿 먹기 같은 이색 실험을 통해 1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대도서관(14위·나동현)은 청와대로부터 ‘헌법 개정안’ 퀴즈를 의뢰받아 화제가 됐다. 187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의 영향력에다 매끄러운 진행 솜씨를 높이 산 청와대가 대도서관 채널에 이슈 토론방을 연 것이다.

“구독자 30만 넘으면 의사 부럽지 않아” 

밴쯔 유튜브 화면 캡쳐. 그는 자신의 연간 수익이 1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밴쯔 유튜브 화면 캡쳐. 그는 자신의 연간 수익이 1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유명 유튜버는 출신도, 나이도, 입문 계기도 제각각이다. 허팝은 쿠팡맨(택배기사) 출신이고, 대도서관은 과거 온라인 교육업체를 다녔다. 224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서은이야기(12위)의 주인공 신서은양이 불과 네 살이다. 그의 부모가 21개월부터 동영상을 찍어 올린 게 ‘인생 전환점’이 됐다. 이번 순위에는 없지만 박막례(71·55만) 할머니는 손녀가 “치매 예방에 좋다”며 권유해 데뷔했고, 지난 5월 구글의 초청으로 미국 샌프란시코 본사에 다녀오기도 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적어도 2년, 길게는 7~10년가량 내공을 쌓으면서 ‘팬심’을 얻었다는 것이다. 밴쯔는 “처음엔 시청자 두 명 앞에서 먹방 생방송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1인 미디어의 콘텐트가 노래나 춤 같은 ‘주특기’에서 소소한 일상에서 옮겨가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웨이브야는 최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 영상을 내보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요즘 유튜브에서는 ‘공감’이란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자신의 소소한 일상이나 감정을 나누는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 수입은 얼마나 될까.

전업 유튜버들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나 협찬이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관계자는 “구독자가 30만 명쯤 되면 의사나 변호사 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린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라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게임 유튜버인 대니얼 미들턴은 1650만 달러(약 183억원)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인기 유튜버의 한해 수익은 10억원을 웃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도티는 지난해 15억9000만원, 허팝은 12억3000만원을 벌었다. 대도서관은 자신의 저서 『유튜브의 신』에서 “1년에 17억원을 번다”고 밝혔다. 밴쯔 역시 “연 10억원 이상을 번다”고 했다.

다만 이건 연봉이라기보다는 수익 개념이다. 촬영·편집비용이나 인건비 등은 별도 지출해야 하고, MCN에 소속돼 수익을 공유하기도 한다. 국내 유튜버 1만여 명 가운데 연 수입 1억원 이상인 경우는 1% 안팎(약 100명)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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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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