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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두달 남긴 김대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전격 사퇴, 배경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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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선관위 주도로 설립된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운영 비리 의혹과 관련해 27일 총장직을 사퇴했다. A-WEB은 2013년 선관위 주도로 설립된 국제기구로, 키르기스스탄 등 후발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한국의 선거관리기술을 전파하고 전자투표 장비 도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 사무총장은 사퇴 입장을 밝히면서 직전 선관위 사무총장 출신인 김용희 A-WEB 사무총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대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지난 7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대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지난 7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대년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서에서 “A-WEB은 설립 취지와 다르게 수차례 권고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체의 선거 장비 수출에 치우친 독선적 운영을 계속했고, 급기야 외교분쟁으로 인한 국가 위신 추락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며 “A-WEB 사태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제가 사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용희 A-WEB 사무총장의 개인적 일탈임이 분명하지만, A-WEB의 보조금 사업을 지도ㆍ감독할 위치에 있는 중앙선관위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장고 끝에 사퇴를 결심했다. 김용희 총장도 결자해지의 자세로 책임지고 사퇴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용희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총장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시절 모습 [중앙포토]

김용희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총장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시절 모습 [중앙포토]

선관위는 지난 3월 김용희 총장이 직위를 이용해 특정 기업에 혜택을 줬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 상태다. 임기(2년)를 두 달 남짓 남겨둔 현직 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이, 전임자였던 사무총장을 공개 비판하고 사퇴함에 따라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용희 총장은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A-WEB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107개국 선거기관이 모이는 총회에서 선출되는 자리이고 임기 4년이 보장돼 있다”며 “저에 대한 사퇴요구는 선관위의 직권남용이자 업무방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 즉시 사퇴하고, 무혐의라면 A-WEB을 정상화시킨 후 내년쯤 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라며 “결코 자리에 연연해서 버티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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