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 첫날인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마치고 현송월 단장의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 예술공연을 감상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식 환영식과 카퍼레이드, 정상회담에 이어 오후 6시30분쯤 평양대극장에서 시작한 공연 관람도 함께했다.
공연 시작 15분 전인 오후 6시15분 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 여사가 먼저 공연장을 찾았고, 10분 뒤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도착하면서 남북 정상 부부의 또 한 번의 만남이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남측 공식수행단을 향해 “시간이 좀 늦어지고 있지만 뭐 더 오래오래 보면 되는 거다”며 “특별히 나쁘지 않을 거다”며 공연을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층 귀빈석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극장을 가득 채운 평양시민 900여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4분 넘게 ‘만세’를 외치며 환영했다.
이날 ‘반갑습니다’라는 노래로 시작된 첫 공연에 평양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흥을 북돋았다. 이 노래를 부른 북측 여성 가수는 노래 도중 “아름다운 평양을 찾아온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열렬히 환영한다”며 “남녘동포들에게도 뜨거운 인사를 보낸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아리랑’ 연주에 이어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의 방북 때 김 위원장이 가수 최진희 씨에게 “불러줘서 고맙다”고 인사해 화제를 모았던 ‘뒤늦은 후회’도 공연됐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같은 남측의 대중가요에 이어 현악 중주 등이 나오는 동안 남북 정상은 서로의 거리를 좁혀 이야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무대 뒤편 스크린에는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활약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ㆍ서울 공연 장면도 나왔다. 남북 응원단이 한반도기 들고 응원하는 모습, 태권도 시범 장면 등도 소개됐다.
또 여성중창단 4명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를 때에는 김정숙 여사가 웃음을 띠고 공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공연 중간 중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향해 무언가를 설명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연이 끝난 뒤 일어나 무대와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입장 때와 같이 ‘만세’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는 문 대통령, 김 여사, 김 위원장, 이 여사 외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현정화 탁구대표팀 감독 등 특별수행단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평양=공동취재단,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