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숙 주행' … 체코와 공장 건설계약 조용히 비공개 행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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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조용히 경영을 추스르고 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이 구속된 지 20일째인 18일 김동진 부회장과 밀란 우르반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체코 공장 투자협정 계약을 했다. 현대차가 8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내용이다. 이날 계약 행사는 비공개로 기자 회견 등 공식 행사가 전혀 없었다. 현대차 측은 "17일로 예정된 공장 기공식은 무기 연기된 상태고 2008년 하반기 양산 일정도 더 늦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영이라는 투자 의의를 적극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현대차 사업은 이처럼 조용하게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 회장의 변호인단은 조만간 그의 보석을 법원에 낼 계획이어서 현대차의 행보는 더욱 조심스럽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상 업무는 진행되고 있지만 굵직한 사안들을 결정할 정 회장의 복귀 없이 경영 정상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회장 부자의 1조원 사회 헌납 계획은 발표 한달이 됐지만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주식을 넘길 사회복지재단이 정해지지 않았다.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의 시가 총액은 1조원에서 18일 현재 7600여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1조원 사회 환원 계획엔 변함이 없지만 구체적인 환원 계획을 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룹 윤리위원회 설치나 기획총괄본부 축소 등 조직 개편 문제도 검토 단계에서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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